Cruise2012. 1. 24.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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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에 나를 띄우다_몰타

▶Episode 12 of 14◀

 

크루즈가 뿌연 안개로 뒤덮힌 항구를 서서히 가로질러 지중해 어느 도시의 항구로 들어선다.

마치 오랜 시간 잊혀졌던 고도시를 처음 발견한 것 같은 흥분된 기분 바로크풍의 성벽으로 겹겹이 쌓인 만을 지나 도착한 곳..

지중해 한 가운데 있는 지중해의 배꼽이자 몰타공화국의 수도 발레타.

 

 

몰타공화국(Republic of Malta)

몰타공화국은 산이 많고 강과 호수가 거의 없는 섬임에도 불구하고 기원전 2000년 경부터 앞선 문화를 이뤄왔다.

선사시대의 무덤인 하이포게엄(Hypogeum), 신석기시대 사원, 바로크풍의 수도 발레타(Valletta) 등이 UNESCO의 세계문화 유적으로 지정되어 있다.

1530년부터 요한기사단(몰타기사단)의 영유지로 있다가 이후 나폴레옹과 영국의 지배를 거쳐 1964년 독립 후에도 영연방의 일원이 되었다.

그래서 영국문화권으로 어학연수가기에는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저렴한 물가의 몰타가 한때 어학연후의 유행을 타던 때도 있었다.

 

서부 지중해 크루즈 일정

 

 몰타는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의 바로 밑에 위치하고 있다.

 

 

선실 밖으로 보이는 몰타는 그야말로 동화 같은 현실이자 눈앞의 작품이었다.

 

 

항구에는 유럽 어딜 가나 보이는 이층버스를 타려는 관광객들이 줄을 길게 서 있다.

몰타 섬을 크게 도는 코스가 있고 시내쪽 투어만 하는 코스가 있다.

밖으로 내다볼 수 있는 버스 윗층은 항항 인기가 많아서 그런지 버스탈 때 먼저 타려고 실랑이가 종종 벌어지곤 한다.

 

 

하지만 표를 팔면서 질서를 유지하던 아저씨의 팔을 보고 나서는 바로 얌전히 줄을 서게 된다.

 

 

버스에 올랐다. 마침 한 무리의 몰타 아이들이 스쿨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때가 좋은 시절이다..얘들아..

 

 

버스가 출발하는 순간..

2층 높이에서 바라보는 도시의 모습은 또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평소에는 쉽게 볼 수 없는 눈높이여서 일까? 가끔은 평소와는 다른 시각에서 세상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지붕이 없는 윗층은 바깥을 구경하기엔 좋은 반면 강렬하고 뜨거운 햇살과, 머리 형태를 유지할 수 없게 만드는 강한 바람이 단점이다.

 

 

마치 황토색 수채화 물감을 온 마을에 뿌려 놓은 듯한 빛바랜 느낌의 몰타..

 

 

엠디나(Mdina)

버스는 섬을 멀리 돌아 몰타의 옛 수도였던 엠디나(Mdina)로 향한다.

몰타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두 곳이 발레타의 성요한 성당과, 이 곳 엠디나 지역이다.

몰타는 카톨릭 신자가 인구의 95%를 차지하고 이 작은 섬에 365개의 성당이 있다고 한다. 그 중 엠디나의 성 바울 대성당은 사도 바울의 배가 난파되어 복음을 전한 곳으로 유명하다.

1570년 성요한 기사단에 의해 발레타로 수도를 옮기고 나서는 Silent City라는 별명이 생겼다.

 

사실 엠디나에서는 왠지 발걸음이 선뜻 마을 구석구석 내딪어지질 않았다.

한정된 기항시간에 비해 상대적으로 멀리.. 긴 시간을 버스를 타고 왔는데도 불구하고 소문난 잔칫집에 먹을 것 없다고나 할까..

태양은 뜨겁지.. 초침은 째깍거리지.. 급해진 마음에 후다닥 버스를 다시 잡아탔다.

 

시간이 멈춘 곳, 모스타 MOSTA

 

 

돔 성당인 모스타 성당이 유명하다고 영어로 쓰인 안내서를 읽다가 안내방송에 모스타란 말이 나오자 일단 서둘러 내렸다.

모스타는 몰타에서 Birkirkara 다음으로 큰 도시다. 도시가 섬 중앙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섬을 관통하는 동서 남북의 교통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모스타에서 받은 첫인상은.. 낮 시간이라 사람이 안보여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마치 시간이 멈춘 곳 같았다.

몰타 특유의 건축양식이 거리 좌우를 길게 장식하고 있었다.

 

 

걷다가 타는 갈증을 느껴 콜라를 한 명 마셨다.. 후후.. 정신이 살짝 혼미한 상황..

 

 

자전거 바퀴 소리가 저 멀리서부터 지루한 대낮의 정적을 깨며 다가온다.

 

 

인적이 있음을 증명하듯 드물게 지나가는 자동차들..

천천히 가라고 써있는 바닥의 사인이 무색할 만큼 뜨거운 시간의 공기가 대지를 지긋이 내리 누르고 있었다.

 

 

모스타 돔

골목 끝 마을의 광장에 다다르자 드디어 나타난 모스타 돔(Mosta Dome, Santa Maria Rotunda)

지붕이 커다란 하나의 돔으로 이루어져 있다. 2차대전 때 나치의 폭격을 받아 무너진 성당을 재건하기 위해 모스타 시민들이 벽돌을 일일이 쌓은 정성이 깃들여진 성당이다.

 

 

내부가 정말 화려하다고 하는데.. 왜 들어가 볼 생각을 안했는지 아쉽다.

 

 

몰타 버스

몰타의 마스코트가 된 몰타버스.

영국군이 주둔하던 시절 영국군들을 수송하던 버스가 도시의 마을버스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전차나 지하철이 없는 몰타에서 에어컨도 없는 낡은 버스가 유일한 대중교통수단이었는데, 개인 소유다 보니 배차간격도 엉망이고 운전사들도 불친절하기도 하단다. 최근에 정류장과 버스시스템을 정비하면서 예전의 헌 버스도 중국산 신식 대형 버스로 싹 바꿨다고 한다.

이제 노란색의 몰타버스는 점점 사라져가는 유물이 되어 기념품 가게의 사진 속이나 냉장고 자석에서나 볼 수 밖에 없을 날이 머지 않았다.

불친절하고 기다려야만 하는 것도 상품가치가 있을 거란 생각이 얼핏 들었다. 

 

 

몰타의 십자가The Maltese Cross

몰타하면 빠지지 않는 이야기가 있다. 몰타 기사단(성 요한 기사단)

1080년 십자군 전쟁 때 다친 병사들과 순례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예루살렘에서 만들어진 기사단인데, 이후 그리스의 로도스섬을 거쳐 몰타로 들어와 정착하게 된다. 1789년 스페인령이었던 몰타는 프랑스의 나폴레옹에 정복당했지만 몰타 기사단은 현재까지 존재하고 있다.

현재 로마에 본거지를 두고 있는데, 1986년 영토와 자치권을 인정해 줄테니 몰타로 돌아오라고 했지만 거절했다고 한다.

지금은 몰타기사단이 인도주의적인 의료수업을 주도하고 있기도 하고, 몰타의 의과대학은 유럽에서도 유명하다.

 

 

몰타의 십자가는 몰타기사단이 깃발에 사용하던 문양이었는데 이제는 몰타의 상징이 되었다.

십자가 모양의 은세공품과 레이스, 자수는 특히 관광객들에게 기념품으로 인기가 많다.

 

성 요한 대성당 (Saint John's Co-Cathedral)

 

 

다시 발레타로 돌아와 성 요한 성당을 찾았다.

유럽의 화려한 외관의 성당과는 달리 몰타스러운 투박한 모습이었다. 성당 안으로 들어섰다.

 

 

잠깐 어두워지는가 싶더니 이내 성스러운 금빛이 눈을 부시게 만든다.

정교하고 세밀하게 새겨진 바로크 장식들과 카라바조의 그림들.. 그동안 봤던 어느 유럽의 성당들의 내부보다도 감탄을 자아내던 곳이었다.

 

 

입만 쩍 벌리다가 나왔다. 입장료값은 전혀 아깝지 않으니 꼭 들어가 보길..

 

 

발레타 시내는 골목골목 돌로된 인도를 걸어다니는 재미가 있다.

오후의 황금빛 햇살이 더 잘 어울리는 이곳..

 

 

발레타에서는 경치보다는 느림의 미학을 느긋하게 즐겨보길 바란다.

사람이 만들어 놓은 경치도 좋지만 사람을 구경하는 재미가 더욱 재미지다.

 

 

어느덧 오후 세시 반..

오전에 배에서 내릴 때 항구에서 예약한 섬 일주 경비행기를 탈 시간이 되어간다.

항구로 돌아갈 땐 버스보다도 당장 눈에 띄는 마차를 잡아 타본다. 흥정도 흥정이지만 마부에게 빨리 가달라고 부탁을 했다.

 

 

신나게 달그락 거리는 말발굽 소리가 힘차게 들린다.

중세의 기사가 된 기분으로 성벽들 사이를 가르며 시원한 바람을 느껴본다.

사실 이렇게 서두르게 된 데에는 다른 이유가 있는데 그건 아래 편에서 확인하면 된다

 

[지중해 크루즈] 하늘에서 본 몰타

 

[지중해 크루즈] 하늘에서 본 몰타

[지중해 크루즈] 하늘에서 본 몰타 몰타 경비행기 투어 지중해 크루즈 포스팅 시리즈 중 번외편 하늘에서 본 지구 <몰타 편> 이라고 해아하나.. 몰타 항구에 내려 바깥으로 나오는 길에 문득 발

moviemaker.tistory.com

 

 

발레타 항에 정박해 있는 크루즈.

중세시대의 매력을 보고자 많은 크루즈들이 이곳이 기항을 한다.

 

 

경비행기가 하늘을 올랐다가 섬을 한바퀴 돌고 다시 항구에 내렸다.

하늘에서 멋진 광경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벅찬 마음에 새겼다.

경비행기 이야기는 <하늘에서 본 몰타 편> 편을 참조하길.

 

 

어느덧 허기가 느껴진다. 배를 타기 전 마지막으로 항구에 줄지어 있던 식당에서 먹었던 저녁.

하루종일 샌드위치 하나만 먹고 돌아다녔더니 피쉬 앤 칩스가 이렇게 맛있는 음식이었던가 싶다. 감탄 아닌 감사가 다 나온다.

 

꼭 다시 가보고 싶은 도시..

산토리니, 미코노스, 바르셀로나.. 그리고 몰타를 수첩 리스트에 추가해 본다.

 

Valletta, Malta / 2010.11

Natura Classica, Konica Auto S3 / kodak E100v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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