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2018. 6. 8.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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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 예지동 시계골목에서 만난 원조함흥냉면

예지동의 시계골목

 

종로 예지동은 초등학교 때 아버님 손에 이끌려 첫 시계를 샀던 골목으로 기억합니다.

80년대였을 텐데.. 그땐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고 왔었죠.

 

 

 

뭔가 정감있는 골목 이쪽 끝부터 저쪽 끝까지 시계를 파는 할아버지들과 오래된 시계들이 가득했죠.

1970~80년대 시계수리로 번성했던 이 골목에는 수동카메라 수리점도 꽤 많았습니다.

하지만 90년대 이후 점차 사람들의 발길이 조금씩 줄어들었고, 2010년 재개발에 얽힌 이슈 때문에

맞은편 그나마 세운스퀘어로 이전한 집들 때문에 현재는 정말 단골들만 찾는 골목이 되었습니다

 

 

종로 4가에 있는 예지동 시계골목은 종로 5가 광장시장 맞은편에 있습니다.

청계천 4가로 이어지는 대로변이 아닌 그 옆에 대각선으로 이어진 골목입니다.

간판 아래 쓰여진 로만손 Romanson 이 인상적이네요 ㅎㅎ

 

 

골목 초입에는 가판대에 시계를 파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주로 이 골목을 찾는 사람들의 많은 이유가 시계줄 내지는 배터리 교체가 주된 목적이기 때문이죠.

예전부터 시계는 배터리보다는 빳데리.. 내지는 약을 갈아준다는 표현이 더 익숙한 것 같아요.

 

 

그리고 조금만 골목을 들어가면 아직도 셀 수 없이 많은 시계상점이 골목안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명품, 수입시계, 예물 시계, 괘종시계, 벽시계 등 온갖 종류의 다양한 시계가 벽에 걸려 있습니다.

 

 

멋있는 오래된 고급 회중시계를 하나 갖고 싶다는 생각은 예전부터 했었어요.

지난번에 상해 타이캉루 갔더니 정말 앤틱한 회중시계들이 많이 있었는데

왠지 오래된 것 처럼 만든 새 제품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그리고 또 중국 짝퉁시계들이 놀라운게

현지에서는 잘 가는데 한국에 가져와서 인천공항 도착하는 순간 시계가 멈추더라구요 ㅋㅋ

 

 

예전에 수동 필름 카메라 많이 고치러 다니던 세기사네요.

작은 풍경이나, 보고사는 맞은편 세운스퀘어로 이사를 갔습니다.

 

 

옆에 태양카메라, 대원양행도 보이고..

혹시 필름카메라가 사고 싶은 분들은 충무로 카메라 골목과 예지동 두군데 돌아다녀보시면

요즘 온라인에서 파는 가격보다 훨씬 저렴하게 사실 수 있어요.

이것저것 필터나 케이스도 껴주시는 인심이 살아있는 곳입니다.

온라인 카메라는 왜 그리 비싸졌는지 모르겠더라구요. 가격대를 너무 올려놨어요.

 

 

아저씨들에게 카메라나 사진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골목입니다.

 

 

오늘 이곳을 찾은 이유는 제 시계를 고치러 온 건데요

일단 시간은 가는데 초침이 안가는 증상이 하나 있고, 시계 건전지도 갈아야 되고

시계줄도 새로 바꿔야 되서 찾았습니다.

근데 일단 가계를 들어와 보니 어느 가게를 가야할 지 모르겠더라구요.

예지동에 관한 기사들이 많아서 몇 개 읽어보고 왔는데 다들 장인이신지라 딱히 가게를 정하고 간 건 아니었거든요.

 

 

처음에 갔던 성신사 사장님이 가보라고 해서 들어가게 된 영신사.

사장님들 사이에서도 서로 잘 고치는 장르가 달라서, 먼저 시계를 보고 증상을 파악한 후 다른 가게로 안내해주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장님이 제 시계를 보시더니 눈에 현미경을 끼고는 시계 내부를 들여다 보고 계십니다.

 

 

 

 

뒤에는 사장님이 나왔던 신문기사가 한 켠에 놓여 있네요.

저 수많은 상자들은 아마도 시계 부품이 아닐까 합니다.

 

 

음 그런데 제 시계는 예전에 파슨스 본사에 보냈을 때도 초침이 안가는 현상을 못 고친 적이 있거든요

혹시나 하고 예지동에 들고간거긴 한데.. 결국 그건 못고치고.. 사장님께서는 그냥 건전지값 오천원만 받으셨어요.

시계줄을 갈아야 된다고 했더니 또 다른 골목을 안내해 주시더라구요.

뭔가 상생하는 느낌이 가득찬 골목이었어요.

 

 

메인 골목을 지나 들어간 골목에서 시계줄까지 저렴하게 만원에 갈았죠.

똑같은 디자인으로 동네 시계방에서는 2만원 줬던 기억이 나네요 ㅋㅋ

 

 

그리고 사무실 점심시간을 틈타 찾아갔던 예지동이었던지라 점심을 먹고 돌아갈까 해서

이 골목에 딱 하나 있는 원조 함흥냉면집이 보이길래 들어갔습니다.

몰랐는데 알쓸신잡2 종로 중구 편에서 불고기전골집으로 나왔었다고 하네요.

 

 

매주 일요일은 휴무, 오전 10시에서 저녁 9시까지 영업합니다.

 

 

이층으로 올라가니 나이드신 어르신들로 가득찬 냉면집을 만날 수 있었어요.

모임장소로도 많이 오시는 듯 합니다.

전 여기가 맛집인지도 모르고 들어왔기 때문에 일단 다들 뭘 드시나 지켜봤죠. 선불입니다.

 

 

비빔냉면은 회냉면, 고기냉면이 있고 물냉면이 있는데 만원입니다.

음 회냉면을 간만에 시켜봤어요.

 

 

그렇게 맵지 않더라구요

회냉면에는 배, 계란, 회무침, 오이가 고명으로 올라가 있고 육수도 조금 들어있네요.

 

 

음 워낙 배가 고팠던지라 맛있게 먹긴 했는데...

혼자서 먹는 냉면은 역시 맛을 잘 못느끼겠더라구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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