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mm Director2012. 12. 3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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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로 촬영하러 갑니다 / 여행 영상 컨텐츠 제작

 

『 박PD는 촬영중 』 

한 여행그룹에서 동영상컨텐츠를 제작하고 있는 박PD입니다. 

출장 중에 제가 찍힌 사진들을 받아서 정리하다가 한 번 끄적여 봅니다. 촬영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에요^^

 

 

업무상 해외촬영 출장이 잦은 편입니다. 한달에 한 번 정도?

지인들로부터 "넌 자주 나가서 좋겠다" 라는 말도 많이 듣는 편입니다.

사무실에서 주로 일하는 동료들의 부러운 시선에서 듣는 말일 때가 많지요.

그래도 그 업무의 강도가 어떤지 아는 분들은 "힘들겠다.." 라는 말을 먼저 건냅니다. 정말 그 한마디에 위로가 됩니다.

 

촬영의 과정은 보통 [기획]-[촬영]-[편집]-[마케팅] 으로 이뤄집니다.

기획은 사전에 어떤 컨셉으로 무엇을 찍어야 하는지를 몇 번의 회의를 통해 결정을 합니다.

같이 가게 될 블로거나 포토그래퍼, 출연자들에 대한 섭외도 같이 이루어지구요.

 

여행 컨텐츠도 종류가 많이 있습니다. 예전엔 리포터를 동반한 소개물 정도의 영상이 주를 이뤘다면, 요즘에는 여행상품에 필요한 컨텐츠를 중심으로 제작하는 가운데 미적인 요소를 넣는, 사실 좀 복잡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딱히 이전과 같은 정해진 장르가 아니라서  더 컨셉 잡기가 힘든 느낌?

스토리가 있는 영상, 다큐, CF, 홈쇼핑 영상, 단순한 이미지성 감성샷 등.. 의 어찌보면 정형화된 영상들의 부분부분을 다 접목해서 새로운 스타일의 영상컨텐츠를 만들려는 고민을 부단히 하고 있습니다.

찍고 싶은 대로 기획을 할 수는 없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상품을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방향으로 접근을 해야하다보니, 아름다운 비쥬얼이 분명이 있는곳 일지라도, 상품과 크게 관련이 없는 지역에 대한 촬영을 기획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홈쇼핑 영상처럼 딱 필요한 영상만 찍어오게 되면.. 컨텐츠 촬영을 요청한 팀에서 느끼는 2%부족한 그 감성에 대한 아쉬운 표정은 두고두고 후회를 남기게 됩니다. 그래서 그 사이를 조율하는게 힘들때가 많죠.

촬영은 말 그대로 현지에서 주어진 일정 안에 기획된 영상들을 담는 과정이구요. 밑에 자세히 글을 쓸 예정입니다.

편집은 영상을 잘라서 구성하고, 자막도 넣고, 음악도 넣고.. 필요하다면 나레이션도 넣고.. TV 프로그램 끝날 때 주욱 올라가는 엔딩크레딧의 대부분을 혼자서 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쉽습니다;;

Avid, Afrer Effect, Photoshop 등등의 프로그램을 이용합니다.

마케팅은 완성된 영상을 가지고 온오프라인 제휴된 채널에 공급과, 보유한 SNS 채널들을 통해 여행상품에 대한 일련의 홍보작업을 말합니다. 사실 영상이 노출되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데.. 회사 홈페이지를 비롯해서 트위터, 페이스북, 블로그, 카페, 메일링, 팟캐스트, 공항철도, 스마트TV, 에브리온TV, 케이블TV, 전국의 XX투어 전문판매점 등등..많은 곳을 통해 영상을 공급합니다.

만들면서 느끼는 거지만 영상 컨텐츠에 대한 수요가 정말 많습니다. 올해는 KTX 열차 내에도 해외지역 컨텐츠를 공급하게 되었네요

 

 

어쨌든 비행기는 탔고..

정해진 일정과 스케쥴 안에서.. 비가오고 천둥이 치든 말든... 찍어야 됩니다.

날씨가 안좋아서 못찍었어요.. 라고 말할 수 있는 경우는...

일정 내내 장대비가 한시도 끊이지 않고 주룩주룩 내렸을 때나 용납되는 변명이랄까요?

 

『 음식을 카메라에 담다 』

 

대마도_일본

 

각 나라의 음식을 찍을 때가 많습니다.

보통은 음식이 나오면 음식을 먼저 찍고, 클로즈업까지 마치고 나서 출연자들이 먹는 모습을 찍습니다.

한번에 음식들이 쫙 나와 셋팅하고 촬영할 때도 있지만 하나하나 순서대로 나오는걸 담다 보면 어느새 20~30분 정도 지나서 음식이 다 식어있을 때가 많습니다.

정작 촬영 후에 먹을려고 하면 다 식어서 본래의 맛을 재대로 맛을 본 적이 드뭅니다;;

실내 촬영 때는 조명 준비도 필수!

중국 저 시골 쪽으로 촬영을 갔을 때 음식이 맞지 않는 분들은 좀 고생을 하게 됩니다.

몇일 내내 쌀밥에 나물 하나만 먹고 오는 수가 있어요.. 컵라면이나 고추장, 참치캔, 김 등을 준비할 수 있다면 좋지요.

 

후쿠오카_일본

 

출연자들이 먹는 모습을 담는 경우도 많습니다.

시간이 촉박할 땐 맛있는 음식을 후루룩 먹는 모습을 그냥 담고만 있어야 되는 경우도 많지요.

그리고 중간중간 먹고나서 리액션에 대한 주문도 끊이질 않습니다.

라면 CF정도의 찰진 리액션이 나오지 않더라도, 아무리 맛있어도 표현하지 않으면 그 맛을 알 길이 없죠

 

 

나트랑_베트남

 

이렇게 풀셋팅된 식사를 촬영하는건 아주 협조적인 음식점이나 리조트일 경우에 가능한데,

현지에서도 일정 중간중간 스케쥴을 확인하고 확인하는 작업을 거치게 됩니다.

조명까지 셋팅하고 촬영을 마치게 되면 저녁만 먹어도 밤 9시가 훌쩍 넘는 일이 많습니다.

물론 출연자들도 준비되는 동안 모기에 뜯기면서 앞에 음식이 식는걸 슬프게 바라만 볼 때가 많구요.

"자 먹어보자" 하고 큐 사인이 들어가면 얼마나 맛있게들 먹던지..

포크질 칼질 하나에도 각이 달라지면 다시 촬영..

똑같은 고기를 몇번씩 씹고 난 후에 오케이 사인이 난 후에야 '아 이게 쉬운게 아니구나' 느끼더라구요^^

 

쿠알라룸푸르_말레이시아

 

백두산_중국

 

간혹 현지인들의 모습을 담을 때가 있습니다. 

초상권에 대한 민감한 부분들이 있어서 그들의 모습을 디테일하게 담을 수는 없지만, 간혹 사전에 양해를 구한다거나 인터뷰를 요청할 때도 있습니다.

그나라 인삿말 정도는 웃으면서 날릴 수 있는 센스! 찍히는 사람들의 반응도 재미있습니다.

시골이나 오지로 들어가는 경우일수록 카메라 앞에서 수줍어 하고, 카메라 찍는 모습이 신기해서 뒤로 우르르 와서 구경할 때도 많구요.

대도시로 갈 수록 화면에 담기는걸 민감하게 반응하며 불쾌한 얼굴을 짓는 경우도 많습니다.

미국이나 캐나다 같은 곳에서는 오히려 화면을 보며 웃어주며 멋진 리액션을 취해주는 마음의 여유가 있는 사람들도 많이 있더라구요.

아무튼 찍히는 사람이 불쾌히 여기는 뉘앙스가 있다면 바로 촬영을 접습니다.

 

백두산_중국

 

나트랑_베트남

 

사실 음식이야 말로 그 나라를 정말 가보고 싶게 하는 중요한 Key 라고나 할까요?

촬영 계획에 없다 하더라도 현지에서 특색있는 음식을 발견할 때에는 일정 사이사이 시간을 빼서라도 가서 촬영을 할 때가 있습니다.

 

 

『 풍경 을 카메라에 담다 』

 

촬영 분량의 반정도를 차지하는 게 바로 풍경을 담는 일입니다.

어찌보면 날씨가 결과물 느낌의 70%를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빛이 소중한 시간이기도 합니다.

비가 오거나 흐린날에는 하늘이 하얗게 떠버려서 아무리 멋진 곳을 가도 우울한 느낌이 나지만, 따스한 햇살이 비치는 뒷골목은 정말 지저분해도 아름다운 곳으로 담기게 되는 이유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항상 가기 전에 짜놓은 일정은 현지 상황에 따라 바뀌기 일수입니다.

아침에 찍어야 이쁜 장소가 있는가 하면 낮에는 별로지만 밤에 찍어야 재대로 보여줄 수 있는 스팟도 있습니다.

그런 부분에 대한건 한국에서 촬영전에 미리 조사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현지에서 알게되는 경우도 많아요.

그러다 보니 아침에 일찍 나와서 밤늦게 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홍콩_중국

 

삼각대는 동영상 촬영에 있어서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아이템입니다. 

핸드헬드로 찍은 영상들은 뷰파인더로 볼 때는 모르지만 나중에 편집을 하다보면 정말 흔들려서 쓸 수 없는 컷들도 많습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삼각대를 이용하는 편인데, 문제점이 있다면 딱 보기에 삼각대로 뭔가 진지하게 촬영하는 모습 자체가 프로페셔널하게 보인다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야외에서 스케치 할 때야 문제가 안되지만, 건물 내에서 촬영시에는 제지당할 때가 많습니다. 허가를 받은 장소라면야 상관없지만, 다니다 보면 우연히 들어가서 찍게 되는 경우도 많거든요.

동남아 대부분의 건물에는 눈을 부릅뜨고 있는 SECURITY 들이 많기 때문에 항상 조심해야 합니다. 자친 잘못하면 CF카드를 뺏아간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아직 뺏겨본 적은 없어요^^

아 마카오에서 드론 VR 촬영하다가 경찰한테 제지당한 적은 몇 번 있습니다. 일단 멀리서 경찰이 다가온다 싶으면 메모리카드부터 빼고 테스트 촬영이라고 둘러댄 적은 있습니다.

  

실크로드_중국

 

이렇게 꼭 필요한 삼각대지만 무게가 만만치가 않습니다.

대부분의 일정 자체가 차량으로 이동해서 몇시간씩 걸어다니다가 다시 차로 돌아오는 스케쥴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계속해서 무거운 렌즈들이 들은 가방과 함께 삼각대를 들고 다니다 보면 정말 어깨가 빠져버릴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렌즈3개에 예비로 배터리나 이런저런 부수기재를 들고 다니면.. 완전군장 무게 못지 않지요.

 

실크로드_중국

 

다니다 보면 정말 예상치 못한 변수가 많은데요.. 중국 실크로드 사막을 촬영할 때였습니다.

투루판이라고..중국 서유기에 나오는 화염산이 있는 곳인데.. 중국에서 가장 더운 지역입니다.

그곳에 거대한 온도계가 서있는데 섭씨 58도를 가르키고 있더라구요. 카메라에 손을 얹자..정말 카메라가 더워서 터져버리는 줄 알았습니다.

계속 모자를 씌워가면서 옷 속에 숨겨가며 촬영을 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래서 항상 목까지 태양을 가릴 수 있는 모자와 목에는 손수건..긴팔 내지는 팔토시..썬글라스..썬크림등으로 단단히 무장을 합니다.

사막에서는 미세한 모래바람을 대비해서 카메라에 키친랩을 싸서 찍은 적도 있어요

  

실크로드_중국

 

그나마 이렇게 덥고 땀이 뻘뻘나고 죽을것 같은 작렬하는 태양도 고마운 편입니다.

날이 흐려서 비라도 오게 되면 얼마나 영상이 우중충해질지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기차를 타고 꼬박 하루를 온 곳이었거든요. 영화 놈놈놈을 찍었던 배경이 되는 곳입니다.

 

후쿠오카_일본

 

뭔가 집중을 하게 되면 나오는 특유의 입모양입니다.

요즘엔 거기에 배를 내미는 버릇도 하나 더 생겼어요.

어떻게든 안정적인 자세를 취하다 보니 촬영하는 모습을 찍어놓고 보면 우스울 때가 많습니다.

 

크루즈_LA

 

크루즈를 개인적으로 좋아하기도 하고 촬영도 많이 해본 편입니다.

총 일곱 번 정도 타봤는데 그중 촬영으로만 네번 탔었어요. 크루즈에서 촬영하다 보면 각 나라의 미디어팀들을 많이 만나게 됩니다.

일본, 홍콩, 유럽 등지의 카메라맨들과 PD들끼리 마주치는 경우가 많은데, 서로 일단 상대방의 장비를 살피는 모습이 재미가 있어요 ㅎㅎ

아무리 신나는 퍼레이드와 댄스타임에도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묵묵히 카메라에 담고 있노라면..

정말 다 때려 치우고 저 인파속으로 들어가 즐기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가장 뜨거운 분위기의 순간을 잡으려면 사람들의 움직임을 잘 살펴야 합니다. 이건 모든 카메라맨들의 공통점이 아닐까 싶네요.

 

크루즈_샌프란시스코

 

15층 높이의 크루즈 안에서 그 많은 각종 시설들과 행사들의 스케쥴을 쫓아다니고,

중간중간 갑판에 올라가 노을이 지는 모습이나 기항지의 멋진 모습을 담고 있노라면 정말 하루를 48시간으로 쪼개도 힘든게 또 크루즈 촬영일정입니다. 적시의 촬영 포인트를 아는게 경험상 얼마나 중요한지 느끼게 됩니다.

그래도 몇 번 타보니까 중간중간 커피 한 잔 마실 수 있는 노하우도 생기더라구요.

사실 그 후에 자비를 탈탈 털어 지중해 크루즈를 두번 씩이나 탄 이유도.. 이렇게 좋은 일정을 매번 촬영만 다니니까 정말 아쉬운 생각이 들더라구요.

화면 안에 담기는 사람들의 얼굴에서 보이는 그 여유를 직접 만끽하고 싶었습니다. 타면 탈수록 매력이 있는 크루즈..

 

장백폭포_백두산

 

안개가 낀 모습이 오히려 동화속 나라에 온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하기도 합니다.

산을 촬영할 때마다 느끼게 되는데 수시로 변하는 날씨 때문에 이것 저것 따로 챙겨야 될 것들이 생기게 됩니다.

레인커버, 고산병 약(개인적으로 해발 3,000m를 넘어서는 곳으로 올라가면 멀미로 죽습니다), 후레쉬, 워키토키 등등..

  

윤동주 시인이 다닌 용정중학교_중국

 

각 나라의 아이스크림 맛을 비교해 보면.. 한국 아이스크림이 얼마나 맛있는지 새삼 느끼게 됩니다.정말 최고에요..

동남아 과일도 맛있지만 한국 과일도 정말 괜찮습니다. 특히 참외

  

백두산 천지_중국

 

3대가 덕을 쌓아야만 볼 수 있다는.. 정말 볼 확률이 적다는 백두산 천지.. 

잦은 기상변화로 구름이 꽉 낀 하늘이 기적적으로 싹 걷혔을 때의 그 감격을 잊지 못합니다.

가을에 올랐는데도 꼭대기는 정말 춥더라구요. 장비를 조작할 수 있는 손가락 장갑도 필수입니다.



 

백두산 천지_중국

 

맞은 편이 북한땅입니다.

지금 백두산은 중국을 통해 북파, 서파, 남파 이렇게 세 코스로 오를 수 있는데, 언젠간 한반도를 통해 동쪽에서도 오를 수 있는 날이 오겠죠?

 

 

연길가는 길_중국

 

촬영다니다 보면 갑자기 차를 세워달라고 기사님께 부탁할 때가 있습니다.

인서트 컷들로 쓰기에 좋은 풍경들이 우연히 나타났을 때이기도 한데요.. 

나중에 편집을 하다 보면 꼭 필요한 때가 옵니다.

차량 이동간에 피곤해서 잘 때도 많은데 가끔 이거다 싶을땐 여지없이 Stop을 외칩니다.

다시 나오는 길에 찍어야지 하고 지나갔다가 다시 찍은 기억이 없습니다.

촬영에서 나중은 없습니다. 보는 즉시 찍어야 해요.

 

백두산 입구 원시삼림_중국

 

촬영을 다니다 보면 일행들과 멀어질 때가 많습니다. 

가이드나 직원분들과 같이 이동하다가도 괜찮은 풍경이 나오면 그 자리에 멈춰서 촬영하곤 하는데.. 

가끔 일행들을 놓치고 길을 잃을 때도 있어요. 

그럴 땐 그자리에 그대로 서서 기다리면 언젠간 나를 구출하러 누군가 나타납니다 ㅋㅋ

정해진 일정이 있지만 의외의 장소에서 촬영이 길어지고, 찍으려고 한 곳이 생각 외로 별로라 그냥 패스할 때도 많지요.

 

다낭_베트남

 

지역마다 그 지역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작은 소품을 찾는것도 꼭 필요합니다.

랜드마크가 되는 커다란 건물들도 중요하지만, 베트남식 모자랄지, 아니면 특정 장소에서만 볼 수 있는 작은 기념품 같은게 있으면 영상에 짧게라도 담곤 합니다.

관광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그런 기념품들 말고라도 시골 어느 허름한 집 벽에 걸려있는 그림 같은 소재랄까?

 

다낭_베트남

 

촬영 사이 간간히 핸드폰으로 사진을 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현장 분위기를 담아 올리기도 하는데..

버스를 두세시간 타고와서 땀을 뻘뻘 흘리며 촬영한 후에 그래도 사진 한 장 건졌다는 생각이 들 때면 참 값진 순간을 포착한 셈이지요.

 

다낭_베트남

 

팔에끼는 쿨토시.. 요즘 애용하는 아이템입니다.

런닝맨이나 무도 같은 프로그램에서도 촬영팀 사이에서 꼭 눈에 띄는 아이템이죠.

날씨가 흐리다고 방심했다가는 동남아의 무자비한 자외선에 그대로 노출되게 됩니다.

 

후에_베트남

 

일출 촬영이 필요한 순간이 있습니다. 일몰도 그렇구요.

사실 그런 영상은 누가 부탁을 한다거나 시키지는 않습니다. 하지만..이런 아름다운 풍경을 뻔히 보고서도 지나친다는 건.. 왠지 직무유기같다는 생각이랄까요?

모든 출장에서 가능하면 한 컷 씩은 담으려고 노력합니다.

일출 시간을 확인하고 새벽에 자다깨서 부시시한 포즈로 나와 릴리즈를 셋팅하고 타임랩스 촬영을 하곤 합니다.

사실 그런 감동스러운 순간이 직접 그 자리에 있는 것만큼 영상에 고스란히 담기지는 않습니다.

아무리 스펙타클한 BGM을 깔아도 직접 그 자리에 있는 것만 못하죠.

일출을 찍고는 다시 침대로 들어와 잠을 청합니다. 그런 날은 보통 호텔 조식도 거르고 출발시간에 맞춰 좀 더 늦잠을 자기도 합니다.

 

쿠알라룸푸르_말레이시아

 

뜻하지 않게 시간에 쫓겨 다니다 보면 촬영해야할 우선순위를 따져 선택을 해야만 하는 순간이 오기도 합니다.

오픈탑 버스가 다니는 시간이 있고, 천장이 막힌 버스가 다니는 시간이 있는데.. 지나가는 버스는 스케치만 하고 정작 천장이 막힌 버스를 타야할 때도 있습니다.

계획과 현실은 항상 거리감이 있습니다. 일주일동안 마냥 한 곳에서 예술작품을 찍을 수 없기 때문이죠.

영화 제작 현장도 마찬가지일 때가 많다고 들었어요. 예산과 인건비는 한정적이고.. 그 안에서 최대한의 결과를 뽑아야 하는 선택의 연속..

 

쿠알라룸푸르 공항 셔틀_말레이시아

 

촬영이 시작되는 순간은 인천공항일 수도 있고, 현지 공항일 수도 있고, 그날 묵게되는 호텔 객실일 수도.. 다음날 아침 조식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건.. 항상 기회가 있을 때 찍어둬야 된다는겁니다.

다시 말하시만 나중은 없다라고 생각하면 뒤로 갈수록 일정에 쫓기는 일이 없습니다.

나중에 찍으려고 했는데 날씨가 흐릴 수도.. 다른 일정이 더 급해서 찍으려던 걸 못찍게 되는 경우가..

거의 70%이상이라고 보면 확실합니다.

  

쿠알라룸푸르  KLCC_말레이시아

 

앞에서 말했던.. Security 때문에 삼각대를 들고 찍을 수 없는 그런 경우였는데.. 

주위에 기댈 수 있는게 있다면 어디라도 기댈 수 있는 그런 마인드 ㅋㅋㅋ 

그런 나를 바보처럼 쳐다보고 있는 아이의 시선..

해가 질 무렵 매직아워가 되면..세상은 정말 마법처럼 아름다워 집니다.

 

치앙마이_태국

 

예전엔 6mm테입을 많이 쓰다가 요즘에는 때깔(?)이 좋아 DLSR을 많이 쓰기도 하는데 다 장단점이 있습니다.

DSLR로 촬영을 오래 하다 보면 줌인 줌아웃을 잘 안하게 되는데..

그렇게 버릇이 들었더니 나중에 캠을 써도 계속 그렇게 찍게 되더라구요^^

DSLR은 포커스 팔로우를 할 수 있는 장비를 따로 들고 다니지 않으면 움직이면서 촬영할 때 심도를 너무 얕게 두면 안됩니다. 초점이 계속 나가게 되요.

 

치앙마이_태국

 

그래서 산악 지역이나 스키촬영 같은 때는 캠코더에 스테디캠을 달아 다닐 때도 있습니다.

스테디 캠을 쓰면 유령이 움직이는 듯한 시선으로 담을 수 있는데..처음에 중심 셋팅하기가 꽤 까다롭습니다

 

치앙마이_태국

 

고프로도 유용할 때가 있습니다.

1인칭 시점샷을 찍을 때나..물에 쉽게 빠질 수 있는 뗏목 촬영같은 특수한 상황에서는 가끔 필요하기도 하지요.

USB로 충전할 수 있는 배터리도 여분으로 챙기면 좋습니다.

 

대마도 아유모도시 계곡_일본

 

촬영하는데 시간이 팔려있을 때 옆에서 일정이나 시간을 어레인지 해주시는 분이 계시면 얼마나 편한지 모릅니다.

이동, 촬영허가부터 촬영포인트 추천, 주의사항 등등을 빠삭하게 알고 계시는 분이 있을 때와 없을 때의 결과물은 확연하게 차이가 납니다

그 외의 것들을 신경쓰다 보면 결과물을 보면 부족한 것들이 확실히 티가 납니다.

 

『 인물을 카메라에 담다 』

 

촬영의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촬영.. 가장 까다롭고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출연자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어떻게 하면 멋지게 담을까도 고민해야 하지만, 그 이전에 PD와 출연자들과의 관계가 얼만큼 친밀한가 조차도 결과물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죠. 가기 전에 친해져서 갔을 때와 가서 친해질 때도 다르고.. 현지에서 얼만큼 호흡을 잘 맞추느냐 또한 관건입니다.

출연자들에게도 카메라를 최대한 어색하게 의식안하고(프로가 아닌 경우가 많기에) 즐겁게 여행에 임하게 하기 위해서는 여행전반에 걸쳐 이런저런 신경을 많이 써야 합니다. 힘들고 짜증나기만 한 빡빡한 촬영일정이라면 당연히 얼굴에 드러나겠죠?

출연자와 PD와의 관계뿐만이 아니라 출연자들 사이의 친밀도 또한 정말 중요합니다. 서로 격없이 친한 사이가 됐을 때의 시너지 효과란 돈을 주고도 표현할 수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벳부_일본

 

이런저런 동작을 주문할 때도 있습니다. 가급적 자연스러운 동작을 스케치 하는 편이지만 약간의 연출을 할 경우도 있습니다.

촬영 결과물이 맘에 안들어서 다시 요구할 때도 있고 아예 새로운 시도를 할 때도 있습니다.

몇 번 촬영경험이 있는 출연자가 있다면 좀 더 편할 때도 있죠. 하지만 제일 중요한 건 찍는 사람이나 찍히는 사람이나 진심으로 즐거워서 임하고 있는가가 아닐까 합니다. 영화와 드라마가 아닌 진실된 감정을 표현하는 모습을 포착하는 여행 영상이기 때문이죠.

  

아소_일본

 

일정 내내 비가 와서 촬영이 대부분 힘들었던 때였습니다.

오전 오후 일정 대부분을 헛탕을 치고 호텔에 일찍 들어와 체크인을 했는데.. 분량을 어떻게 뽑을까 고민하던 차에..

아이리스 사탕키스를 한 번 연출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본과 온천을 소재로한 코믹한 컨셉을 생각했었는데..다행이 시형이와 진현이가 흔쾌히 임해줬고.. 진현이의 여장투혼에 힘입어..재밌는 촬영을 할 수 있었습니다.

계속 비가 와서 호텔 방안에서 대기만 하고 있었다면 이런 추억조차 남지 않았겠죠?

 

기타큐슈_일본

 

어떤 미션이나 상황을 부여하고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스케치 하는 촬영은 출연자 개개인의 성격이나 서로와의 관계가 큰 영향을 끼칩니다.

출연자들의 상황에 대한 이해나 순발력이 더없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죠.

그만큼 예상 외의 상황이 나타날 수도 있고 참여하는 사람도 더 즐겁게 임하게 됩니다.

 

나트랑_베트남

 

동남아는 주로 휴양지 컨셉을 부각시키게 됩니다.

바다라는 것과..음식.. 관광지.. 쉼.. 즐기는 모습 등을 표현하게 되는데요.. 날씨가 워낙 덥다보니 찍는 사람이나 출연자들이 쉽게 지치고 짜증나기 쉽습니다.

이미지성 컨셉 영상 촬영일 때에는 연출도 좀 필요하고 NG도 종종 나는데 즐거운 촬영 분위기를 유도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백사장에 5분만 저렇게 누워있어도 종아리가 벌겋게 익어버립니다. 출연자들도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죠.

 

나트랑_베트남

 

나트랑_베트남

 

로우 앵글이 필요할 땐..그냥 누우면 편합니다.

칵테일 정도는 따로 셋팅을 부탁해야 한컷을 찍더라도 간지가 납니다.

 

나트랑_베트남

 

 

 

 

 

 

 

호이안_베트남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의상이 있다면 한번 씩 입어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베트남에는 자전거가 거의 주요 교통수단이라고 할 만큼 길에서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시내의 한 샵에서 아오자이를 빌려 입어봤습니다.

 

다낭_베트남

 

공연 촬영에 있어서는 멀리서 망원으로 당기기도 하지만 가까이서 담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나친 욕심으로 공연에 방해가 되면 당연히 안되겠죠?

 

말라카_말레이시아

 

출연자들의 의상에 대해서도 좀 고민이 필요합니다.

출발 전에 확인을 한번 씩 하기도 하지만, 현지에서 다음 날 촬영스케쥴을 확인해서  더 어울리는 의상에 대한 논의를 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동남아의 왕궁에는 짧은 바지나 치마를 입고 들어가면 안되기 때문에 미리 주의를 해야합니다.

 

쿠알라룸푸르 이슬람 사원_말레이시아

 

문화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없는 카메라는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마침 예배시간이라 정말 조용히 찍다 왔습니다

 

푸트라자야_말레이시아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스팟이라면 굳이 촬영 예정에 없더라도 일단 차를 세웁니다.

종아리가 벌써 다 익었네요..

 

쿠알라룸푸르_말레이시아

 

수중촬영이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바다에서 하는 스쿠버 다이빙이나 스노클링 촬영시에는 수중카메라가 꼭 필요합니다.

요즘엔 HD사이즈로 촬영할 수 있는 장비가 부피가 작게 나온 것들이 많기 때문에 큰 어려움이 없습니다.

다만 바닷속을 촬영할 땐 카메라에 집중하느라 바닷속 바닥에 있는 산호나 바위에 쓸리지 않게 조심해야 되요.

기본적으로 물이 맑지 않다면 영상이 잘 안나오기 때문에 포인트 설정이 중요합니다.

물 속에서는 출연자와 의사소통이 힘들기 때문에 미리 간단한 동작에 대한 약속을 하는 것도 필요하죠.

 

쿠알라룸푸르_말레이시아

 

크루즈_씨애틀

 

마지막으로 리포터 촬영시에는 미리 촬영 포인트와 멘트를 어느정도 확정해 놓고 가야 일정에 맞춰 촬영을 할 수 있습니다.

현장에서 말을 만들다 보면 시간이 후딱 지나가 버리거든요.

 

 

이상...그간 해외 촬영을 다니며 느꼈던 점들에 대해 간략하게 끄적여 봤습니다.

남극의 눈물이나 정글의 법칙 같은 오지에서의 촬영이라면 좀 더 할 말이 많았을 테지만요.

보통 일반적으로 해외에서 촬영하면서 겪게될 일반적인 이야기들이었습니다. 도움이 되었을지 모르겠네요.

 

출장을 나가면 항상 좋은 곳들을 보게 되지만..

대부분 카메라 뷰파인더 안에서 엄청 심짱 쫄깃한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잘 찍혔을까..

일정 내내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없는게 가장 큰 단점이라고나 할까요?

여기서 한 컷 덜 찍고 놀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마음이 허락하질 않더라구요..

많이 찍어 놓으면 나중에 또 편집하면서 고생할 줄 알면서도 어쩔 수 없나 봅니다.

 

다니다가 정말 좋은 곳이 있으면 나중엔 언젠간 꼭 여행을 오겠다고 한맺힌 다짐을 하곤 하지만 그게 그렇게 또 쉽지가 않습니다.

일은 일일 뿐이더라구요.. 진정한 여행은...일단 큰 카메라와 삼각대가 없어야 되요 ㅋㅋㅋ

개인적으로는 디카는 없고 작은 필름카메라만 몇 대 소유하고 있습니다. 제 갤러리 있는 사진들은 다 필카에요.. 디지털의 감성에 아직 만족 못한 이유가 제일 큰데, 직업은 또 디지털의 최첨단을 항상 따라가는 모습이 좀 이율배반적이기도 하죠..

TV를 볼 때마다 영상을 메인으로 일하시는 많은 분들의 외로움과 노고에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여기에서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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