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2022. 9. 22. 02:16

LP 턴테이블 입문자를 위한 기본 지식 / 크로슬리 턴테이블 수리기

초보 올인원 턴테이블은 어떤 제품이 좋을까요?

 

혹시 LP음악 좋아하시나요? 저도 가끔 대학로에 있는 LP바에 가서 맥주를 한 잔 하며 친구들을 만나기도 합니다. 아마 여러분들도 친척중에 방구석에 오래된 묵혀둔 LP판이나 턴테이블을 가지고 계신 분이 꼭 한 집 정도는 있으실 거에요. 이번 시간에는 입문자를 위한 턴테이블 이야기와 함께 입문자라면 어떤 턴테이블을 사야하는지 간단하게 설명을 드려볼까 해요. 그리고 이번에 어렵게 수리한 저의 크로슬리 턴테이블에 대한 정보도 재미있으니 끝까지 들어주세요~

 

 

식을 줄 모르는 레코드판의 매력

몇 년 전부터 턴테이블이 다시 대중의 인기를 얻고 있죠. 가수들도 음원 출시를 하면서 컬러로 된 LP앨범을 동시에 내기도 하구요 아날로그의 따뜻한 음색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집에 턴테이블을 처음 들여놓는 분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간혹 진공관 앰프에 연결한 값비싼 턴테이블과 스피커로 방안을 꾸미고 환상의 사운드를 홀로 즐기는 분도 계시죠

 

 

 

입문자를 위한 턴테이블 지식

자, 그런데 처음 접하는 입문자분들은 어떤 턴테이블을 사야할지 난감하신 경우가 많습니다. 음향기기들 가격이 정말 천차만별이니까요. 10만원 대에서 몇백, 몇억 대까지 올라가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입문자들을 위한 특정 제품을 추천드리기 보다는, 턴테이블을 고르기 전에 기본적으로 알아야할 입문자용 이야기를 들려드릴까 합니다. 사실 깊이 들어가면 갈수록 소리만 아날로그를 추구하지, 그 과정은 너무나도 엔지니어스러운 전문지식 때문에 마치 공대수업 강의내용 같은 이야기로 빠질 수 있거든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턴테이블은 어려운 기계적인 분야이고, 소리는 좋을수록 비쌉니다(당연한 소리). 좋은 제품을 사려면 본인이 먼저 장비의 특성에 대해서도 많이 알아야 되구요. 원래 이게 부품을 파트별로 조합할 수 있는 커스텀성격이 강한 장비라 그렇습니다. LP판을 돌려주는 플래터의 고정방식이나 회전방식, 톤암이나 카트리지의 성능, 포노앰프 종류에 따라 소리가 천차만별이 되는데… 그 세계를 파기 시작하면 이미 100만 원은 시작일 뿐이고, 여러분의 전공이 뭐든지 상관없이 입문자가 아닌 공학도의 길로 들어서게 됩니다. 어렵죠 벌써..

 

디제잉 장비로도 많이 쓰이는 턴테이블



그래서 저처럼 아날로그스러운 따뜻하고 지직거리는 음색정도만 즐겨보고자 분들은, 대부분 30만원 이하의 인테리어 목적도 큰 보기좋은 기기를 구매하는 편입니다. 그정도 가격이면 어떤 브랜드를 사도 고만고만한 모델에 비슷비슷한 소리를 듣는거에요. 거기에 또 하나의 묘미를 들자면 원하는 LP판을 찾는 디깅(Digging)이라는 게 있는데요. 동묘나 명동지하상가를 돌아다니면서 흥정해서 사는 재미도 있습니다. 온라인 중고장터도 꽤 많구요. 장비를 갖추고 나면 여유있는 오후나 조용한 밤에 맥주나 와인 한 잔 하면서 음악을 듣는 거. 딱 거기까지가 일반인들의 로망을 채워주는 정도로는 충분합니다.

거기서 좀 더 가슴과 영혼을 울려버리는 감동과 귀르가즘에 욕심을 내시게 되면 장비병의 대서사가 시작됩니다. 고급 브랜드의 턴테이블, 진공관 앰프다, 무슨무슨 스피커다 해서 최소 100만원 부터 끝이없는 계단을 천천히 올라가기 시작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자동차 튜닝의 끝은 순정이라고 하지만 음향은 그 끝이 없습니다.

 

 

턴테이블에서 소리가 나는 원리

 

 

자 그럼 조끔 더 들어가서 공대 교양수업 정도로만 턴테이블 소리가 나는 원리를 간단하게 설명드릴게요.(다시 말씀드리지만 여기까진 교양수준입니다 ㅋㅋ)

턴테이블은 크게 동그렇게 돌아가는 플래터라고 하는 판, 길다랗게 생긴 톤암, 바늘이 달린 카트리지 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카트리지의 바늘이 LP판에 새겨진 홈의 높낮이를 읽으면서 받아들인 신호는 최초에는 정말 미약합니다. 그 전기 신호를 바로 앰프로 연결해봐야 소리가 아예 안나거나, 아니면 모기처럼 작은 소리가 나죠. 그래서 먼저 포노앰프(PHONO AMP)라는 걸 통해 작은 신호를 1차로 100배 정도 뻥튀기를 합니다.

 

 

그 다음 신호를 스피커로 전달하기 위해 프리앰프(Pre-Amp), 파워앰프(Power-Amp), 두개를 합친 인티앰프(Inte-Amp) 등을 거치면서 소리를 2차로 증폭, 가공해서 최종적으로 스피커를 통해 소리를 듣게 되는 구조입니다. 기본적인 루트가 그렇다는 거고, 각 브랜드의 장비마다 이 과정을 다 분리시키거나, 삭제하거나, 과정을 합쳐버린 조합이 다양하게 나오는겁니다.

포노앰프가 턴테테이블에 내장되어 있지 않으면, 무조건 별도로 있어야 소리를 들을 수 있고, 내장형이라면 있으면 외부에 인티앰프, 스피커를 두는거죠. 모델에 따라 포노앰프랑 프리앰프가 일체형일 수도 있고, 아니면 앰프들과 스피커가 일체형일 수도 있구요. 사람들이 쉽게 찾는 올인원 형태는 턴테이블 자체에 포노앰프, 파워앰프, 스피커까지 다 들어이서 간편하죠. 이처럼 장비에 수많은 경우의 수가 존재한다는 거죠. 머리아프시죠?(이걸 모르면 비싼걸 살 수 없어요 ㅋㅋ)

 

 

턴테이블에서 가장 중요 진동 차단

그런데 턴테이블에서 제일 중요한 건 뭐냐면 이 바늘이 워낙 미세한 신호를 감지하다 보니 진동을 무조건 잡는게 중요합니다. 진동에서 자유로워야지 좋은 소리가 납니다. 근데 플래터를 돌리는 모터는 반대로 진동을 야기하죠. (이렇게 상충되는 음향학적인 부분 때문에 어려운 개념으로 느껴지는겁니다) 진동을 최대한 잡기 위해서 플래터를 엄청 무겁게 하기도 하고, 혹은 공중에 띄우기도 하죠. 카트리지도 일체형, 교환식 종류도 많구요. 물론 뭔가 어려운 기술이 들어갈수록 가격도 천정부지로 뛰게 되겠죠.

 

 

그리고 스피커는 당연히 울림으로 인한 진동이 심하기 때문에, 턴테이블과는 기본적으로 떨어져 있어야 합니다. 시중에 보이는 본체에 스피커까지 합쳐진 올인원 제품들은, 스피커의 진동을 고스란히 받아들이게 되죠. 마치 고3학생이 조용하게 혼자 간섭없이 공부해야 되는데, 바로 옆방에서 동생이 고래고래 마이크잡고 노래하는 거랑 비슷한 상황이죠. 그래서 장비에 진심인 분들은 스피커 일체형은 그냥 체험형 턴테이블로 치부하는 게 당연합니다(이정도면 잘 봐준 표현입니다).

자 여기까지면  뭐 턴테이블에 대해 대강의 개념은 다 이해하신 셈입니다. 경고하지만 더 알고자하시면 이제 음향학 전공의 심화단계로 들어가시게 됩니다 ㅋㅋ

 

 

저렴한 턴테이블 장비에 대한 생각

 

 

사실 일반인들은 장비에 큰 비용을 투자하기가 부담스럽기도 하고, 굳이 그래야 할 필요성을 못느끼는 게 당연합니다. 파트별로 다 구비하자니 공간도 넓게 차지해서 비효율적이기도 하구요. 이런 복잡한 고민 필요없는 이쁘장한 일체형 모델에 대한 수요가 많으니 당연히 공급이 있는거겠죠. 결국 음향의 퀄리티는 수요와 시장가격이 타협하는 선에서 정해지게 됩니다.

원래 도박을 하면 빨리 망하고 음향장비에 빠지면 서서히 망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예전에 제 지인은 어느 날 집안에 커다란 관짝 두 개가 배달왔다면서 놀래시더라구요. 바로 겁없는 남편이 질러버린 사람 키만한 목재로 된 대형 스피커였는데요. 앰프 밑에 받혀야 소리가 좋다고 금으로 된 뾰족한 물건을 힘들게 구했다면서, 조심스레 꺼내서 보여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와이프는 바로 옆에서는 부글부글부글). 

 

 

초보자들은 어떤 장비를 사야할까요?

 

 

턴테이블 입문으로 어떤 장비가 좋은지 추천해달라고 하시면, 사실 저도 브랜드별 장단점을 전문가처럼 알 수 없기에 알려드리긴 힘들 것 같습니다. 카메라도 마찬가지였지만 구매자의 총알의 상한선을 먼저 정하고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해 제품을 보고 결정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워낙 음색이라는게 개인취향을 타기도 하고, 무엇보다 디자인도 무시할 수 없으니까요. 요즘 워낙 정보가 많아서 인터넷만 휘리릭 찾아보셔도, 위 지식정도만 있으면 어느정도 라인업이 추려지실 거에요.

어차피 많은 예산이 아닌 거라면 턴테이블보다는 외장형 스피커에 투자하라는 조언도 많이 보입니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직접 매장에 가서 보고 만져보고 직접도 들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혹시 아나요? 가서 들어보고 꽂혀서 비싼거 사실 수도 있으니까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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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슬리 턴테이블 (CROSLEY TURNTABLE)

 

 

크로슬리는 1920년 경차와 라디오를 만든 (Powel Crosley Jr)로부터 영감을 받아서, 1992년 처음으로 턴테이블을 출시한 미국의 음향 브랜드입니다. 한국에는 2000년대 해외직구나 구매대행으로 과거에 판매가 되다가, 2020년부터는 크로슬리 공식 수입/유통사인 이도컴퍼니라는 곳에서 판매 및 A/S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온라인이나 교보나 하이마트 같은 곳에서 10~20만원 대 정도의 블루투스까지 지원하는 제품을 쉽게 만나실 수 있어요. 홈페이지 들어가보시면 미국에서는 좀 더 다양한 라인업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제작은 다 중국입니다. 이효리 턴테이블로도 알려져 있죠.

 



저는 Model 2831 크로슬리 턴테이블을 2009년에 샀었습니다. 텐바이텐에서 220v로 된 빨간 를 해외 직구상품으로 35만원 정도에 샀죠. 70년대의 턴테이블, 80년대의 CD, 90년대 감성의 USB재생이 다 되는 신박한 녀석이었죠. 재밌는 건 LP음원을 USB나 SD카드로 신호를 변환해서 녹음할 수 있는 기능도 있어요. 당시 명동 지하상가를 뒤져서 찾은 비틀즈 원판앨범, 빌 에반스 앨범 등등 좋아하는 앨범을 사서 아직도 잘 듣고 있습니다.

 

크로슬리 모델 2831 (지금은 단종)

 


다만 10년 정도 듣다보니 스피커가 지직거리면서 들을 수가 없겠더라구요. 이게 정식 수입제품이 아니다 보니 고장나니까 수리하는 곳이 없어 난감했습니다. 크로슬리 수리로 검색해보니 부천에 있는 업체가 검색되긴 한데 멀기도 하고 댓글 평도 안좋더라구요. 그렇게 여기저기 수소문 끝에 '탱크도 만든다던 세운상가'의 무림 고수같은 사장님을 드디어 찾았습니다. 세명전자(010-3294-4732 / 가동 2층 가열 204호)라는 곳에서는 스피커와 회로를 고치고, 서울남전자에서는 오래된 카트리지를 교환했어요. 지금은 완전 새 제품으로 탈바꿈했습니다. 혹시라도 크로슬리 오래된 모델 수리를 원하시는 분들은 두 업체에 문의를 한 번 해보셔도 좋을듯합니다.

 

마무리

고 신해철의 무한궤도 데뷔곡 '그대에게' 가 수록된 1988년 <MBC 대학가요제> LP판을 황학동 벼룩시장에서 구하고 얼마나 기뻐했던지 아직도 가슴이 뜁니다. 응답하라 1988에 나오고 가격이 더 뛰고 구하기도 힘들어었거든요. 가끔 저녁에 비틀즈의 원판 LP판을 틀어놓고 맥주 한 전 때리고 있으면 리버풀의 한 골목을 걷고 있는 생생한 느낌이 들곤 합니다. 여러분도 여러분만의 의미가 있는 앨범 하나 정도는 스트리밍 음원이 아닌 LP판으로 하나 소장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가끔 먼지도 닦아보시고 치직 거리는 잡음 소리와 함께 몇 분의 여유를 즐겨보시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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