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센텀시티 푸드코드에서 만난 마법의 김치나베
매년 여행박람회를 일산 킨텍스에서 하다가 부산 벡스코에서 처음 치룬 2017년
앞으로는 12월이면 매년 부산 출장이 잡힐 듯 한 느낌적인 느낌..
하루는 횟집에서 부서 전체 회식을 하고, 다음 날은 저녁을 뭘 먹을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센텀 신세계 백화점을 찾았다. 아무래도 푸드코드가 있을 테니..
점심을 도시락을 먹고 하루 종일 서있었더니 입에 단내가 날 정도로 피곤한 하루였다.
그래도 백화점을 돌다보면 맛있는 메뉴를 발견할 수 있겠지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센텀 신세계 백화점 지하1층에 있는 푸드코트.
일단 한바퀴 쫙 돌면서 다들 뭘 먹을까 탐색전을 펼친다.
생각보다 메장 종류가 그렇게 많지는 않은듯 해서 살짝 실망..
크.. 저녁이라 먹을 자리는 많은데 뭘 먹을까나 하고 고민하던 찰나에 마주친..
김치나베.. 완전 무슨 사막에서 보물을 찾은 듯한 메뉴!!
세명 일행은 모두 주저없이 김치나베를 선택해버렸다.
가게 이름이 돈카츠렌이었던가..
뭔가 해외여행 나갔다가 돌아오면 공항에서부터 바로 찾게되는 김치찌개나 라면을 만난 듯한 느낌이 랄까..
일식과 한식의 퓨전 중 가장 성공적인 메뉴라고 자평하는 김치나베..
예전 대학생때 휴학을 하고 서소문에 있던 에어캐나다에서 알바를 하던 시절에..
직장인 분들과 점심을 먹으러 갔다가 사무실 근처에서 처음 맛봤던 김치나베..
추운 겨울 위장속까지 얼큰하게 채워주던 그 음식..
한동안 이 메뉴를 하는 식당도 없어서 오랜 동안 못 만나다가 부산에서 다 만나게 되다니..
중문학도였던 내가 어찌어찌 여행업계에 발을 들여서 여행 관련 영상PD라는 직업을 가지게 되기까지
어찌보면 대학시절 우연히 하게 되었던 항공사에서 일했던 인연이 지금까지 닿는 듯 했고..
그 시절 가장 기억나는 음식이 바로 이 김치나베다.
식당이름이 생각이 안나는데 검색해보니 서소문의 궁이라는 돈까스 전문점 거기가 맞는듯..
아무튼 이 치즈 가득한 김치를 얹은 돈까스의 얼큰한 맛에서 옛 추억이 떠올랐다.
특정 향을 맡으면 어느 특정한 시간과 장소가 떠오르게 되는 마법같은 느낌을 받은 건 그 이전에 딱 한 번 있었다.
대학시절 2004년 캐나다에서 어학연수를 할 때 매일 아침 팀홀튼에서 그렇게 맡았던 시나몬 냄새.
당시엔 그 향기가 나에게 캐나다라는 걸 각인시켰다는 걸 몰랐었다.
그러다 입사 후 2009년 12월 영상 촬영을 위해 밴쿠버 공항에 내려서 문득 그 시나몬 향을 코끝으로 느꼈을 때...
잊고 있던 5년 전 대학생 시절의 모든 기억을, 한 순간에 윈도우 시스템을 5년 전 그때로 복원하듯 머릿속을 과거로 되돌려 버린 그 향..
그런 향이 누구에게나 있을꺼다.
김치나베가 아마도 내겐 과거를 소환하는 두번째 후각적 clue가 아닐까 한다.
아마도 살다 보면 언젠가 세번째 네번째 클루를 발견하게 될 날이 올 것 같다.
지금 살고 있는 현재의 모든 기억과 공간을 순간 확 이끌어내는 마법같은 그 향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