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2020. 5. 9.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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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암동 48년 맛집] 연탄불에 구워먹는 강풍 돼지갈비

 

2002년 겨울 돈암동에 오래된 연탄불에 굽는 갈비집이 있다고 해서 친구들과 갔던 적이 있습니다.

당시 대학생이었던 6명이 맛있게 실컷 먹고 4호선을 타고 집에 오던 길에 놀라운 모세의 기적을 본 적이 있죠.

다들 두꺼운 외투를 입고 있었는데 성신여대 입구에서 지하철을 타자마자 모든 사람들이 주위에서 멀어지더군요.

그때 느꼈습니다. 연탄불의 놀라운 힘을..

 

 

그리고 2019년 12월 즈음 다시 그 맛이 생각나서 돈암동 맛집을 직장인 동료들과 함께 찾았습니다.

이름도 사실 기억은 안 나지만 대략 어디쯤에 있었다는 위치만 기억나는 곳에 있는 돼지갈비집. 이름이 강풍돼지갈비였더군요.

 

어느 정도 블로그를 운영하다 보니 웬만큼 오래된 가게 말고는 글을 써 봐야 1~2년 있으면 없어지는 경우가 허다해서

이제는 아무 가게나 정말 글을 안 쓰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제 블로그를 보다 보면 아시겠지만 나중에 첫 줄에 

"2020.1월 기준 다른 가게로 바뀌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현황을 업데이트 한 글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열심히 사진 찍고 올려 놓은 게 아까워지더라구요. 최소 한 20년은 된 가게들을 적거나.. 

교외에 위치한 차량이 있어야지만 갈 수 있는 오래된 맛집들만 좀 적어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강풍돼지갈비 / 02-922-5252

주소 : 서울 성북구 보문로34길 54

영업시간 : 매일 12:00 - 24:00 연중무휴

 

 

언제적에 방송된지는 모르겠지만 SBS생방송 투데이에 방영이 됐다고 합니다.

사실 오래된 가게 치고 어느 방송엔들 한 번 안나온 집이 있겠느냐마는..

아무튼 그 시절부터 지금까지 꾸준하게 연탄불에 양념 돼지갈비 한 메뉴만을 고집하는 이유가 있겠거니 하고 찾았습니다.

예전에는 기와집에서 먹었던 기억이 나는데 지금은 바로 옆으로 확장 이전을 한 모양입니다.

 

 

평일 저녁이긴 했지만 그렇게 사람이 많지는 않더라구요

아마도 요즘에는 연탄에 직접 굽는 연기가 옷에 베는 걸 달가워하지 않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서일까요?

따로 제공되는 대형 비닐봉지 안에 외투를 잘 넣고 그 옛날처럼 고기 냄새가 새어들어가지 않기를 바라며 입구를 꽉 조여봅니다.

 

 

이곳은 메뉴가 돼지갈비 하나밖에 없습니다.

세 명이 가서 일단 3인분을 시켰죠.

상추쌈과 야채, 마늘, 된장, 고추장, 파절이가 따로 나왔습니다.

 

 

양념 돼지갈비만큼 고깃집 알바들이 힘들어하는 곳이 없을 정도로

양념이 쉽게 불판에 들러붙어 타다 보니 판을 갈아야 할 일이 많이 생깁니다.

계속 양 면을 뒤집어주면서 타지 않게 굽는 게 귀찮지만 맛있게 먹는 유일한 방법이죠.

 

 

고기가 맛있는 집들은 대부분 고기만 맛있지는 않습니다.

파절이 양념이 맛있는 집들이 대부분 고기 맛집의 타이틀을 가져갑니다.

그런 집들은 파절이 만드는 법은 며느리에게도 안 알려주는 비율이 있다고들 하죠.

 

 

세 명이서 돼지갈비 3인분은 좀 적은 듯하더군요. 추가 주문을 했습니다.

양념이 고기 속까지 잘 베인 느낌입니다.

 

 

최근 명륜진사갈비 같은 무제한 갈비집이 성행하는데.. 

다 음식은 가격이 맛을 좌우한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저는 기본적으로 무제한 양념 게장집을 비롯해서

음식에 있어서 만큼은 싼데 무제한이라는 단어를 신뢰하는 편은 아닙니다.

 

 

겨울에 연탄불의 매력에 취해 소주 몇 잔을 기울이며 직원들과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언젠가 또 생각이 나면 올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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