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uise2011. 10. 2. 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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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에 나를 띄우다_듀브로브니크

▶Episode 7 of 14◀

 

14편의 지중해 크루즈 이야기중 전편에 해당하는 동부7편 중 마지막 편

크로아티아 듀브로브니크(Dubrovnik)까지 왔다.

 

 

바다를 여행하다 보면.. 하늘에 있을 때와는 또다른 느낌이 든다.

구름 위에 있을 때는.. 뭐랄까 고요하면서 세상의 온갖 걱정과 땅의 것들은 모두 잊고 앞으로 있을 많은 것들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해 볼 수 있게 하는 묘한 공간이라고나 할까..

바다에서는 지난 반대로 과거를 돌아보게 된다.

깊이를 알 수도 없는 바다를 대하면, 상대적으로 내가 너무도 얕아보인다.

인생에 대한 거울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배 위에서 보이는 아드리아 해의 진주.. 듀브로브니크의 첫인상..

빨간 지붕으로 단정하게 통일된 모습이다.

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이라는 곳.. 붉다..

 

 

그리스의 로데스에서 봤던 성벽으로 둘러싸인 웅장한 모습과도 같은 모습의 도시였다.

산 밑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집들은 자세히 보면 성벽 밖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도 수심이 낮아 큰 배가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작은 보트를 타고 들어가야된다.

마치 수 백년 동안 성을 지키는 단단한 수비대의 경비를 가볍게 무시하기라도 하듯 당당한 여행자의 모습으로 듀브로브니크에 상륙했다.

 

 

크로아티아의 듀브로브니크

십자군 전쟁 뒤 이탈리아의 베네치아 군주 아래 있다가(1205~1358) 이후 헝가리-크로아티아 왕국의 일부가 되었다고 한다. 이 때 도시가 요새화하면서 항구가 세워졌다고..

성내로 들어서면 유럽의 여느 도시와 같은 역사의 오랜 흔적이 묻어나는 웅장하고 고풍스러운 건물들..

그러고 보면 캐나다의 각 도시에서 감탄했던 클래식해보이던 국회의사당 건물들은, 유럽에 건물들에 비하면 훨씬 인공미 넘치게 기획된 고전미가 아니었나 생각해 본다.

 

 

그 오래전에도 나와 같은 햇살을 느끼며 성 밖을 내려다 보던 사람이 있었겠지..

 

 

베네치아의 지배하에 있어서 그런지 이탈리아의 건축양식도 느껴지는 듯 했다.

 

 

종탑위로 새가 날아간다. 종탑과 새는 묘하게 떼어놓을 수 없는 세트..

어딜 가든 새를 보면 부럽지 않은 적이 없다.

변진섭의 노래 가사가 떠오른다 "나도 따라 날아가고 싶어~"

원하는 곳으로 마음만 먹으면 휘익 날아가고 싶은 인간의 꿈..

 

 

듀브로브니크를 즐기는 방법은 사실 따로 있다.

마을을 둘러싼 성벽 위를 걸어서 쭉 둘러보는 길 자체가 관광코스로 추천하는데.. 반바퀴만 보느냐, 한바퀴 다 보느냐에 따라 요금이 다르다.

그냥 성을 도는데도 돈을 내야할까 하는 의구심이 살짝 들만도 하지만, 그들에게는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에 오를 만큼 역사가 남겨놓은 훌륭한 재산인 셈이다.

그리고 직접 올라보면.. 돈 받을만 하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된다.

 

 

성벽을 오르는 곳은 군데군데 있다. 검표원이 돈을 받는 곳도 있고 없는 곳도 있다.

아무도 안 지키는 곳으로 성벽을 올랐다고 좋아할건 또 아니다.

걷다보면 중간중간 표를 검사하며 돈을 받는 사람들이 있다.

죄짓다가 들킨사람 마냥 흠찟 놀라지 말고 자연스럽게 표를 구입하면 되겠다.

 

 

크게 원형을 그리고 있는 이 성벽은 낮은 곳부터 마을 전경이 다 보이는 높은 곳까지 다 이어져 있다.

매 장소마다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 포인트가 있으니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천천히 다 둘러보면 좋다.

제일 높은 곳에는 크로아티아 맥주를 마실 수 있는 간이 매점도 있다.

 

 

많이 오르지도 않았는데 벌써 빨간 지붕이 눈에 확 띠기 시작한다.

산토리니가 흰벽에 파란지붕을 열심히 칠하고 있을 동안 듀브로브니크에서는 빨간 지붕을 보수하고 있었을까?

색이 바랜 곳도 있고 깔끔한 붉은 지붕도 있는 걸 보면 신경을 많이 쓴 흔적이 보인다.

 

연신 셔터를 눌러대는 내모습.. 

 

뭔가 정말 맘에 드는 장면을 발견했을 때는 아무것도 눈에 안들어온다.

저 아래 벽으로 난 문에 사람이 지나가는 모습을 찍으려고 오분인가 기다렸던 것 같은데..

결국 아무도 안 지나가서 아쉬운 손가락을 셔터에서 내려놓았다.

좀 더 여유롭게 기다리면 정말 맘에 드는 컷이 나왔을 지 모르지만 그럴 시간적 여유가 없음이 안타까울 뿐이다.

 

 

성벽의 제일 높은 곳까지 올라왔다. 은근 숨이 찬다.

성벽 위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줄을 이어 다니고 있었고.. 좁은 길을 지날때는 서로 비켜주기도 하면서도 다들 즐거운 얼굴이었다.

 

듀브로브니크 파노라마 사진들

 

 

바다가 난 쪽으로 돌아오면 짙푸른 아드리아 해를 볼 수 있다.

보고만 있어도 빠져버릴 것 같은 매혹적인 푸른 바다..

 

 

발로 찍어도 그림이 나온다는 그 말.. 나도 모르게 어느새 내뱉고 있었다.

 

 

성벽 아래로 연신 계단으로 축구공을 차던 아이를 만났다.

크로아티아 하면 축구를 빼놓을 수 없는데, 1998년 FIFA월드컵 3위를 차지하는 돌풍을 일으켰던 나라가 바록 크로아티아.

선수 이름이 대부분 “~ 비치” 로 끝나서 얼굴도 이름도 잘 구분하기가 힘들다.

 

 

점심시간을 기다리고 있는 골목길의 카페들

 

 

성벽 입구에서 한 노래하던 범상치 않던 거리의 가수

수많은 관광객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크로아티아의 향기를 몰래 묻히고 있었다.

 

 

이곳에서도 역시 그림 한점 GET!

 

 

다시 배에 올라 저녁을 먹기전에 마지막으로 지중해의 노을을 마음에 담는다.

여행의 끝에 아쉬움이 없다면 그 말은 거짓말이라고 믿는다.

원없이 다녀오마 하고 두세 달 배낭여행 다녀온 사람 치고 아쉬움이 더하면 더했지 없는 사람 못봤다.

 

처음 밟아봤던 유럽대륙.. 그만큼 설렜고…

거리 한복판에서 화장실 찾기 힘들어 고생했던 기억마저도 기분 좋은 에피소드로 남았다.

여행의 끝에는 내가 여길 언제 다시 올 수 있을까 하는 막연한 아련함이 있기에, 마지막 밤이 지나가지 않도록 아쉬워하며 뜬 눈을 지새우는게 아닌가 한다.

 

병명.. 크루즈 홀릭 ..

잊을만 하면 갑판에서 먹던 그 바삭바삭한 환상의 감자튀김 냄새와 함께 언젠간 다시 맘속에서 스물스물 자라다가 어느덧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을게 뻔하다.

그땐 또 주저 않고 떠날 수 있기를 기도한다..

 

Minolta TC-1 / kodak E100vs

Minolta X-570 / MC Rokkor-PF 58mm 1.4

 

PS) 2009년 4월에 떠난 동부지중해 7편에 이어 그 마력에서 헤어나오지 못해 결국 2010년 11월에 결국 서부지중해 크루즈를 타고 말았습니다. 서부지중해는 Episode 8 부터 다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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