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uise2011. 10. 31. 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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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에 나를 띄우다_바르셀로나

▶Episode 10 of 14◀

 

빛을 파는 나라 스페인 최고의 무역항

축구의 신 메시가 있는 FC바르셀로나(바르샤)

건축하면 빼놓을 수 없는 가우디

카탈루냐 지방의 자긍심과 고집을 느낄 수 있는 곳

 

 

마르세이유를 떠난 배가 아침 일찍 해뜰 무렵 바르셀로나에 도착했다.

크루즈 여행에 적응할 수록 새로운 도시에 대해 들뜨는 마음은 조금씩 덜해지는 반면, 불과 최대 11시간 정도 주어진 시간 안에 그 도시에서 어떤 컨셉으로 돌아다녀야 좋을까 하는 초단기 알찬 계획을 고민하는 버릇이 생겨버렸다.

그렇다고 눈도장 찍듯 유명한 곳만 휘리릭 다니는 것도 싫어하기 때문에 더 고민이 된다. 물론 배낭여행을 왔으면야 발길 닿는대로 시간 제약 없이 여유를 즐기겠지만..

 

 

바다에서 해가 떠올라 하늘에 짙게 드리운 구름 커튼 사이로 뜨거운 빛을 발산한다.

왠지 하늘이 마냥 맑을 것만 같지는 않아 보인다.

크루즈에서는 전날 밤 자기 전에 방안에 있는 조식리스트 종이에 커피나,빵 과일 등등 체크를 해서 문고리에 걸어 놓으면 다음 날 아침에 방으로 아침을 배달해 준다. 북적거리는 뷔페식당에서 자리 찾느라 돌아다니는게 귀찮은 아침이면 종종 이용하곤 한다.

 

 

약간은 찬기가 느껴지는 새벽녁에 따뜻한 커피 한 잔 만큼 훈훈한게 있을까..

일단 매번 새로운 도시에 도착하는 만큼, 아침이면 도착해있는 신문에서 날씨를 확인하지만

그마저 불안한지 무슨 옷을 입고 나갈까 잠시 고민해 본다.

 

구엘공원

제일 먼저 들린 곳은 바르셀로나 교외 언덕에 있는 구엘 공원..

바르셀로나 시내에는 관광명소를 돌아다니는 빨간, 파란 버스 노선이 잘 되어 있어서 복잡한 시내에서는 택시보다 버스이용이 더 편리하다.

1900년 가우디의 경제적 후원자였던 구엘 백작이 영국의 전원도시를 모델로 하여 60호이상의 전원주택을 지어서 스페인 부유층에게 분양을 할 계획이었는데, 자금난이 겹치면서 14년간 진행되던 공사는 중단되게 된다.

이후 시에서 부지를 사들여 공원으로 바꾸어 오히려 더 많은 시민들의 안식처로 남게 된다.

 

 

공원 입구에는 경비실과 관리실로 쓰려던 두 건물이 있는데, 꼭 헨젤과 그레텔에 나오는 과자의 집 같이 생겼다.

어느 관광지나 그렇듯 오전 일찍 가면 그 곳 만의 정수를 느낄 수 있다.

예전에 캄보디아 앙코르와트에 새벽에 올라서 느낀 감동이랄까.. 오전이 지나며 낮에 관광객들이 몰려들어오기 시작하면 어떤 유명한 곳을 가도 비슷한 느낌을 각인하고 오게 된다.

북새통..

주말이면 인산인해를 이루는 삼청동 길을 토요일 오전 일찍 지나나가면서 길가에 노랗게 떨어진 낙엽과 어우러져 이렇게 고요하고 아름다운 거리였나 싶었다.

 

 

스페인 음악..

스페인은 지중해 서부 문명의 발상지이자 유럽과 아프리카의 중간에서 여러 문화를 흡수하여, 다른 유럽에서 볼 수 없는 문화적 특성과 다양성이 존재한다. 우리가 잘 아는 안달루시아 지방의 플라멩코(flamenco)를 비롯하여 아라곤 지방의 호타(jota), 카스틸랴 지방의 세기딜랴(seguidilla), 카탈루냐 지방의 사르다나(sardana), 갈라시아 지방의 알랄라(alalá) 등..

전통적인 스페인 음악에는 한국 음악의 '한'(恨)에 비유할 수 있는 정서가 곧잘 들어가 있어서, 빠르면서도 무거운 분위기와 함께 분위기 대조도 많아 듣기에 편하지만은 않다고 한다.

 

 

공원 곳곳에서 가우디의 흔적을 느낄 수 있다. 직선이 아닌 곡선을 위주로 한 인공 석굴

 

 

울퉁불퉁 불규칙함 속에 리듬을 가진 디자인

화려하고 독특한 모자이크 장식과 타일등..

 

 

어딜 가나 가우디의 흔적을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눈썹 짙은 잘생긴 스페인 남자들도 종종 볼 수 있다.

 

 

구엘공원에서 시내로 걸어 내려가는 골목 골목..

내가 여행 중 제일 좋아하는 파트는 바로 사람 사는 모습을 가까이서 진솔하게 마주칠 때이다.

나조차 종로의 인사동이 뭔가 인공적이고 자연스럽지가 않은데, 외국인 인들 그곳에서 한국스러움을 느낄 수 있겠는가..

 

 

지도를 보고 버스를 타 성가족 성당으로 향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Sagrada Familia]

천재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의 필생의 역작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바르셀로나를 대표하는 이 건물은 한 세기나 지나야 완성이 된다고 하니 그 규모를 짐작 하기조차 힘들다.

설계를 하면서도 자기가 살아생전 끝내지 못할걸 알면서 시작하는 사람들의 속내가 궁금하다.

 

 

지금은 3D모델링 기법을 이용해 건축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과거에 돌을 타원형으로 깎는데 6개월이 걸렸다면 지금은 10분이면 그 모습을 구현해 볼 수 있다고 한다.

한동안 가우디의 건축양식인 수작업 방식과 IT 건축기술을 도입해야 한다는쪽의 팽팽한 접전 끝에, 이제는 현대 과학을 접목시키기로 결정이 났다.

 

 

내부를 들어가려 했으나.. 입장을 위해 줄을 선 사람들이 성당을 빙 돌아 반바퀴 이상 꼬리를 물은걸 보고 입장은 포기했다.

이럴 때 아쉬운게 다시 돌아가야할 시간이 있다는 걸까..

관광객들의 입장 수입으로 건축비용을 충당한다고 하니, 나름 의미있는 입장료를 내볼까 했는데,

내부도 그렇게 멋있다는데 못 들어가 봐서 아쉽다.(나중에 스페인 여행을 다시 와서 들어가게 된다)

 

 

1883년부터 건축이 시작되어, 1935년 스페인 내전으로 중단되었다가, 2차 세계대전 후 다시 재개되어 아직도 저 조각들을 새기고 있다고 한다. 완성이 되면 가로 150m, 세로 60m, 높이 170m 정도 크기.

 

 

오돌도돌 튀어나온 것들이 자세히 보면 다 문양을 띄고 있다.

 

 

익히 보던 예수상이 가우디의 손을 거치면 하나의 멋진 예술작품이 되어 버린다.

 

람블라 거리 [Las Ramblas]

바르셀로나 북쪽 카탈루냐 광장에서 남쪽 항구 가까운 평화의 광장까지 약 1km 거리의 대로 끝까지 쭈욱 가면 바다를 볼 수 있다.

구엘저택과, 피카소가 살았던 곳도 있고, 곳곳에 쇼핑할 거리들도 많고 행위예술가들도 많다.

보케리아 시장같은 사람 사는 냄새가 진하게 나는 이곳..

햇살이 쬐는 날엔 아마 하루종일 있어도 심심하지 않을 매력적인 거리다.

 

 

뭐 어딜 가나 이렇게 사람 많은 곳은 소매치기가 들끓고 있다고 하나.. 정신 팔린 사람은 어딜가나 털리게 되어 있다. ㅎㅎ

 

 

인형들을 많이 팔고 있었는데 축구를 사랑하는 나라이니 만큼 축구 선수들 인형이 많았다.

 

 

등번호 10번의 메시..

축구선수 등번호에 대해 한번 이야기하자면

주전 골키퍼는 1번, 수비수는 2,3,4,5,6번, 미드필더는 4,6,7,8,11번, 공격수는 9.10,11번 을 대게 쓴다.

등번호 10번은 게임메이커로서 팀의 핵심이자 가장 신뢰가는 선수에게 주어지게 된다.

 

 

보케리아 시장

람블라 거리를 다니다 보면 유럽 최대의 재래시장이라고 불리는 보케리아 시장(산 호세 시장)이 있다.

 

 

관광객들과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안에는 없는 것이 없다.

얼마전 갔던 부산의 국제시장이 떠오를 만큼 큰 규모.

 

 

과일 고기를 비롯해서 온갖 견과류 초콜렛들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신선한 과일들도 유명하지만 생과일 주스도 먹으러 많이 온다고 한다.

 

 

당시야 그냥 발 닿는대로 들어가서 구경한 시장인데, 나중에 인터넷을 찾다보니 꼭 가봐야 할 장소중의 하나..

이런 경험을 수도 없이 하고 보니 이젠 별로 놀라지도 않는다. 여행지에서 본능을 따라 시선을 따라 발걸음을 옮기고 나서 구경을 하더라도 나중에 돌아보면 대부분 꼭 가봐야 할 명소들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젠 별로 여행 책자도 거의 참고를 안하는 편이다.

 

 

스페인에 왔으니 또 빠에야와 샹그리아를 안 먹을 수 있나.. 요즘엔 서울에서도 홍대나 신사동 일대에서도 스페인 레스토랑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더라.

람블라 거리에 있던 한 식당으로 들어갔다.

 

 

근데 가격이 좀 비싸다.

람블라 거리에 있는 노천 레스토랑은 가급적이면 가지 말라는 글을 나중에 발견한 게 안타깝다.

노천 말고 그 거리 안쪽이나 레알광장 쪽으로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저렴한 레스토랑이 몇 개 있다고 한다.

 

 

빠에야 피데오

빠에야는 쌀과 각종 재료를 향신료와 함께 끓여낸 스페인 전통 쌀요리로, 기본인 해산물 빠에야 외에도 사진의 먹물, 치킨, 버섯, 야채가 있다.

피데오는 스페인에서 즐겨먹는 파스타로써, 면이 짧고 얇은것이 특징이고 알리올리소스와 비벼먹는데 맛이 기가 막힌다.

그리고 따빠스가 있는데 스페인의 어느 마을에서나 볼 수 있는 조그만 접시위에 소복히 담긴 각양각색의 요리가 특징이다.

 

 

 

다시 배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순간까지 뜨겁게 내리 쬐는 치명적인 매력의 스페인 햇살은 만나보지 못했지만,

그런게 또 다음번에 이곳을 찾아오게 만들 명분이 아닐까 한다.

 

 

식당 안에서 떠나는 항구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던 한 노인.

그에겐 나에겐 또다른 색깔의 기억으로 남을 바르셀로나.

 

 

소설 어린왕자는 책을 읽는 나이에 따라 새로운 걸 느낀다고 한다.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만큼 느낄 수 있다는 말..

그만큼 젊을 때 많이 경험해 보고 싶다. 나이 들어서 새로 무언가를 처음 접했을 때의 즐거움 보다는,

예전엔 이랬었지 하고 음미할 수 있는 여유를 느껴보고 싶다.

그러기 위해 오늘 또다른 삶의 조각을 하나 더 끼워 맞추어 본다.

 

Brcelona, Spain / 2010.11

Natura Classica, Konica Auto S3 / kodak E100v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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