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licious2017. 7. 25.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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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미식회 막국수] 고기리 장원 막국수, 양양 영광정을 찾아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전 막국수나 메밀국수, 평양냉면 등의 맛의 차이도 몰랐거니와 종류별로 어떻게 생긴지도 구분을 못했었습니다.

그러다 수요미식회 방송 후 고기리의 장원 막국수 집을 한 번 가봤습니다.

메밀의 강한 향이 후각을 통해 뒷통수를 빡 때리면서, 메밀에 대한 큰 궁금증을 불러옴과 동시에 

맛집을 한 번 찾아다녀 봐야겠다는 생각의 변화를 가져오게 된 계기가 아마도 장원막국수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메밀국수, 모밀국수, 메밀소바, 막국수.. 다 사실 같은 메밀로 만든 국수입니다.

메밀의 방언이 모밀이고.. 둘 다 우리말이죠. 소바는 일본말로 메밀국수를 뜻합니다.

 

일본식 냉메밀은 쯔유 육수에 무와 와사비를 풀고 면을 조금씩 말아서 먹죠.

한국식 메밀국수는 소고기나 멸치 육수 베이스에 약간은 잔치국수 같은 느낌으로 온면으로 먹기도 하고, 냉면으로 먹기도 합니다.

막국수는 요약하자면 메밀국수를 김칫국물에 말아먹는 강원도 향토 음식이죠. 물막국수와 비빔 막국수가 있습니다.

'막국수는 춘천이다' 라는 이미지는 1960~70년대에 생겼다고 보기도 하구요.

냉면이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으로 대표되는 물냉면과 비빔냉면으로 나뉘고 또 많은 종류와 원조가 존재하듯이,

메밀 국수도 육수와 면 종류, 조리법에 따라 수많은 종류가 존재합니다.

 

여담이지만 평양냉면도 전분이 섞이긴 하지만 메밀로 만들었다기에 무슨 차이가 있을까 싶었는데

냉면은 이북 출신에 육수까지 차갑게 신경 써서 만든 개념이라면, 강원도 출신의 막국수는 면을 뽑는 즉시 끓는 물로 투하시켜서 바로바로 막 만든 국수.. 정도가 되겠네요.

필동면옥, 우래옥, 평양면옥, 을지면옥, 봉피양 등 서울의 평양냉면집도 하나씩 찾아다니며 도장깨기를 하는 중입니다.

*서울시 평양냉면 지도 

 

 

아무튼 막국수 이야기로 돌아와서..

예전에 우리나라는 주식이 쌀인만큼 재배시기가 겹치는 밀을 극히 일부에서만 재배를 했습니다.

그래서 밀이 귀하고 대부분 메밀을 주재료로 국수를 만들어 먹었죠.

반면 메밀은 추운 지방에서도 잘 자라고, 씨를 뿌리고 60∼100일이면 수확을 할 수 있으며, 메마른 땅에서도 잘 자라기 때문에 옛날부터 구황식품으로 사용되었습니다.

근데 이 메밀은 찰기가 너무 없어서 잘 뭉쳐지지 않아서 국수를 만들기가 참 어려운 겁니다. 물론 밀가루가 있다면 섞어서 하면 되는데 귀하기도 했구요. 

곱게 빻는 기술이 있는 대도시에서만 메밀을 곱게 빻아서 냉면 같은 국수재료로 썼고, 일반 서민들은 맷돌로 갈다보니 누름틀로 만들어 바로 내려야만 국수로 먹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막국수 라고도 합니다.

지금이야 밀가루가 흔해져서 메밀냉면이나 막국수도 메밀에 밀가루를 섞어서 비슷한 맛이지만 처음에는 차이가 많았다고 하네요.

아무튼 메밀 국수는 잘 끊어지기도 해서 물에 끓이고 나서 빡빡 헹구지 않는다고 합니다.

 

요즘 공장에서 나오는 메밀국수는 밀가루나 전분을 많이 섞기도 합니다. 맛으로 가장 이상적인 배합 비율은 메밀 70 :밀가루 20 : 전분 10 이라고 합니다.

많은 가게들 중에 공장에서 만든 면을 받아서 하는 집들 말고, 메밀이야 방앗간에서 받더라도 직접 가공후 사용하는 곳이 그래도 메밀 국수 전문점이라고 할 수 있을듯 한데요, 장사가 잘 되는 집들은 대게 메밀국수를 삶은 면수를 보통 따로 주기도 합니다.

메밀 면수는 혈관벽을 튼튼하게 해주는 루틴성분이 많고 구수한 맛이 납니다. 밀가루를 섞은 면은 구수한 맛이 안나죠. 일반 막국수집에선 국수 삶은 물은 보통 따로 안줍니다.

 

서론이 길었네요.

오늘 소개할 곳은 수요미식회 막국수 편에 나왔던 두 식당입니다. 먼저 장원막국수.

저에게 메밀에 대한 눈을 뜨게 한 집입니다. 경기 용인시 수지구 고기동 439-1 / 031-263-1107

메밀 100%로 만들기 때문에, 한 입 국수를 베어 물었을 때 입안 가득 퍼지던 그 메밀 향의 강한 기억을 전 아직 잊지 못합니다.

 

 

비빔 막국수 입니다. 아 사진만 봐도 지금 먹으러 가고 싶은 비쥬얼이네요.

국수의 색깔이 막국수 하면 딱 떠오르는 거무튀튀한 색이 아닌 건 여러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물막국수도 맛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비빔 막국수가 전 더 맛있더라구요.

첨에 비빔으로 시켜서 3,000원에 사리 추가하면서 물막국수로 드시는 신공도 있습니다 (반대도 가능)

툭툭 끊어지면서 입안에 느껴지는 담백한 메밀의 향을 천천히 음미해서 먹다보면.. 참 오래살고 볼 일이라는 생각마저 듭니다.

 

 

 

담번에 가면 히든 메뉴인 들기름 막국수도 꼭 먹어보고 싶네요.

 

 

멀리서 국수 먹으러 와서 줄까지 서서 들어갔는데 고기라도 안 먹으면 아쉬울 것 같아 시키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수육도 맛있습니다. 국수만 먹으면 아쉽잖아요 ㅋㅋ

 

 

두번째 집은 양양의 영광정입니다. 강원 양양군 강현면 진미로 446 / 033-673-5254

서울양양고속도로가 개통되고 저녁에 출발해서 두시간도 채 안걸려 도착한 동해.

하조대에 있는 서피비치, 기사문 해변, 죽도해수욕장에서 사흘간 실컷 써핑을 즐기던 와중에 짬을 내서 아점을 먹으러 들렀습니다.

여기까지 와서 이 집을 안 갈 수 있나요?

 

 

오늘 낮에 갔었어요. 10:30에 여는데 11시 쯤 도착했습니다.

 

 

이렇게 마을 길가에 있어요. 맞은편 쪽이 주차장입니다. 몰랐는데 뒤쪽 아래로 마을이 펼쳐져 있더라구요

 

 

자리에 앉아서 본 마을

 

 

막국수를 맛있게 먹으려면 동치미를 넣고.. 식초설탕기름겨자를 양껏 넣으라는데..

사실 식초 설탕 기름 겨자를 넣어서 안 맛있을 수 있나요.. 오히려 원래의 맛만 가리겠죠.

 

 

밑반찬

 

 

네 메뉴에 편육이라고 써있는 수육부터 나왔습니다.

약간 갈색의 족발비쥬얼 나는 수육... 캬.. 맛있더라구요. 살살 녹습니다.

무 무침 옆에 있는건 명태회 인데.. 요것도 맛있어요.

 

 

옥수수 감자 고구마 등 구황작물을 좋아하는 제가.. 감자전을 또 안시킬 수 있나요?

피자마냥 한 접시 넘치게 크게 나왔어요.

둘이서 여행을 다니면 안 좋은점 하나는 먹고싶은 메뉴가 많아서 탈입니다.

셋넷이 다니면 종류별로 시키면 되는데 둘이서 다 시키려니 양이 너무 많더라구요.

 

 

감자전도 맛있습니다. 배고파서 그랬던건 아니었을꺼에요...

 

 

드디어 막국수가 나왔습니다. 비쥬얼 좋고..

 

 

메밀국수의 색깔이 집집마다 다른 이유는

원래는 생메밀은 유백색의 색이 맞는데.. 껍질을 갈아내면 짙은 갈색의 가루가 나오는데 그걸 섞는 비율에 따라 색이 달라진다고 합니다.

예전 도정 기술이 발달하지 못한 시절에는 껍질 제거가 쉽지 않아서 거뭇거뭇한 껍질이 들어갔지만, 요즘은 오히려 곱게 분쇄되다 보니 위 사진처럼 들어가서 거뭇하게 보이는 면도 있습니다.

장원 막국수는 거의 유백색에 가까워요

 

또 다른 이유 하나는..

예전 도정이 잘 안돼서 껍질이 들어간 시절의 고정관념 때문에 짙은 색의 메밀 면을 오히려 선호하는 사람들이 있다보니,

고의적으로 메밀을 볶을 때 태워서 어두운 색을 만들어 낸다고 하네요. 

태운 보릿가루나 코코아 가루를 섞은 가짜 메밀국수를 좀 더 고급형으로 비싸게 팔기도 하구요.

(칡냉면도 마찬가지 입니다. 합성 착색료로 일부러 진한 색깔을 낸 면이 많습니다. 원래 칡전분은 연회색에 가까워요)

참고로 일본에서는 짙은 색의 메밀면을 거의 유통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아무튼 색깔이 짙은 메밀면은 껍질의 함유량에 따라, 혹은 색을 내기 위한 첨가물 때문.. 두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김 맛이 세서 면의 맛을 가릴듯 해서 한 그릇은 김을 빼고 달라고 했습니다.

 

 

이 집은 특이한 게 물막 비막이 따로 있는게 아니고 곁들여 나오는 동치미 국을

양껏 넣어 먹으면 된다고 하네요. 처음엔 비빔으로 먹다가 나중에 부어서 시원하게 물막국수로 먹었어요.

 

 

맛은 100%메밀 면은 아니라고는 하지만 너무 찰지거나 하지는 않고 메밀의 특징인 툭툭 끊어지는 맛이 있습니다.

면 좋아하시는 분들이 왜 찾는지 알 것 같습니다. 호로록 호로록 배부르게 먹고 왔습니다.

수요미식회 나온 집 중 방화동의 고성 막국수, 신천 남경막국수, 공덕 무삼면옥, 방배동 양양메밀막국수는..

담번에 가게 되면 다시 글을 쓰도록 하지요.

참고로 포항에 있는 영광정은 가봤는데...별로더라구요. 손님 없는덴 이유가 있습니다.

 

맛집 카테고리 에는 지극히 주관적으로 맛있다고 엄선된 곳들만 올립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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