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mm Director2017. 10. 9.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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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웨딩 스냅촬영 이야기 / My Wedding snap Story

직업인가 취미인가

 

1사진을 찍기 시작하고 지인들의 결혼식 사진을 종종 찍어 왔다.

2004년 정도 부터니까 꽤 많은 분들의 사진을 찍었던 것 같다. 많을 때는 일 년에 7~8차례..

 

 

 

웨딩사진 스냅 촬영을 정식으로 부탁받은 적은 거의 없고,

대부분 평소 고마웠던 분들이나 꼭 찍어드리고 싶은 분 결혼식에는, 나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필름 카메라를 챙겨서 결혼식을 갔던 것 같다.

 

 

결혼식 메인 스냅 촬영은 어차피 앨범 제작을 위한 전문적인 포토그래퍼가 있기 때문에, 나는 서브 촬영자로써 크게 부담이 없는 편이다.

결혼식 앨범에 담겨야 사진은 보통 결혼식 전반에 걸쳐 꼭 찍어야 되는 정형화된 스냅사진의 포맷을 따르게 된다.

자연스러운 순간을 담는 진정한 의미의 스냅이라기 보다는, 무조건 놓치지 말고 찍어야 되는 절차를 담는 스냅사진이랄까?

그런 사진들은 메인 사진 기사가 찍게된다.

 

 

자유로운 서브 포토그래퍼로써의 나는 식장 전반을 돌아다니며, 

메인 사진사가 어쩔 수 없이 동선상 놓치는 각도와 순간의 컷들을 찾아서 찍는 편이다. 보충 촬영 개념이랄까?

예를 들면 신부가 아침에 신부화장 하러 갔을 때의 모습들..

아니면 신랑이 미리 리허설 입장을 연습하는 모습.. 식장 밖에서 축가를 연습하는 친구들,

신부 입장의 순간, 모두 식장 안에서 문이 열리기만을 카메라를 들고 기다리는 그 순간..

그 큰 문 뒤에서 아버지의 손을 꼭 잡고 있는 긴장한 신부의 모습이나.. 헬퍼 이모가 최후의 화장을 고쳐주는 모습..

양가 부모님께 인사하며 절하는 신랑 신부의 표정을 담는 사진들.. (메인과 다른 각도에서)

신부가 부케 던질 때 찍는 풀샷이 아닌, 다른 각에서 찍는 신부나 부케 받는 친구의 클로즈업 등등..

지인들이 찍을 수 있는 시선으로 메인 카메라 기사가 물리적으로 동시에 불가능한 각도에서의 다양한 모습들을 노려서

최대한 느낌있게 담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가끔 뻔뻔하게 주례 뒷쪽으로 들어가서 찍기도 하고 ㅋㅋ

 

 

어쨌든 내가 가진 건 수동 필름 카메라여서 바로바로 결과물을 확인할 수도 없고..

메인 카메라 화각에 안 걸리적거리게 이리저리 피해다니랴.. 망원, 표준, 광각 렌즈는 또 단렌즈라 수시로 갈아끼우랴..

다 쓴 필름 갈아끼우랴.. 쓸데없이 더 바쁘다 ㅋㅋㅋ

스트로보에 디퓨저를 달고 가긴 하지만 높은 천장때문에 광량이 부족하기도 하고,

어쩔 수 없이 강한 예식장 조명을 역광으로 찍는 경우에는 실패하는 사진도 많긴 하다.

그러다 보니 나중에 촬영해 놓은 결과물을 스캔해서 보면 어두운 환경에서 핀이 나간 사진이나,

연사로 찍는게 아니다 보니 신랑신부의 눈감은 사진들도 많다.

(아마 내가 업체였다면 당연히 거액의 소송이 들어올 만한 상황ㅋㅋ)

 

 

보통 36방 짜리 필름으로 많아야 2롤.. 정말 열심히 빨빨거리며 찍으면 3롤 정도 찍는편이다.

근데 나중에 필름스캔 후 결과물을 보면 맘에 드는 컷들이 몇 장 나오기도 한다 (그냥 저냥인 경우도 많다 ㅋㅋ)

맘에 드는 오케이 컷과 핀이 나갔지만 느낌이 괜찮다 싶은 컷만 모아서 온라인 인화를 맡겨서 사진으로 받는다.

필름을 맡기고 결과물 나오기까지가 시간이 걸려서,

결혼 당사자도 식장에 누가 왔었는지도 거의 가물가물할 시점에 사진을 전달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사진 부탁을 한게 아니기 때문에 예상도 안하고 있다가 받고 깜짝 기뻐하는 모습을 볼 때가 가장 뿌듯하다고나 할까?

주례 뒤를 돌아들어가서 사진 찍을 때 서로 눈마주치고 빵터져서 웃을 때 찍은 사진들도 기억에 남는다

 

 

그게 다 메인 스냅이 아니라 서브기에 오히려 가능한 상황이다.

한 번은 진지하게 메인 스냅을 요청받았던 적이 있었는데... 도저히 필름카메라로는 자신이 없어서 DSLR을 빌려서 찍었었다.

신부 대기실부터 본식, 페백까지 결혼식에서 꼭 필요한 스냅 컷을 사진공장 공장장처럼 촤라락 찍고나서 느낀건..

마치 해외로 영상촬영 출장 나가서 찍는 정직하고 안전빵의 무난한 A컷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그냥 자유롭게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스냅을 찍을 때가 오케이컷은 적어도, 더 맘에 드는 사진이 많았던 건 내 느낌적인 느낌이다.

 

 

 

잘 찍는 웨딩촬영 업체라고 하면 보통 그 짧은 순간에서도 최대한 자연스러운 사진을 뽑아내는 업체들을 말할 텐데

감성 충만하고 느낌적인 사진을 찍으려면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최소 두 명은 붙어서...

안전빵 A컷을 찍는 담는 1인과, 순간의 찰나만을 노리는 1인이 별도로 있어야 될 듯 하다..

결혼은 한 번 뿐이고.. 정말 순간은 짧게 지나가기 때문에..

간혹 혼자 찍는 포토그래퍼 중 부케 던지는 씬을 일부러 여러번 연출하면서 다양한 화각으로 담아내는 분들도 있던데

결과물은 못 봤지만 괜찮은 업체라고 느껴지게 된다. (혼자서 찍게 되면 어쩔 수 없이 놓치는 화각이 생기기 때문에..)

 

 

어쨌던 난 개인적으로 DSLR도 없고 이런 저런 이유로 부담감이 크기 때문에..

웨딩촬영을 부탁받게 되면 정말 죄송하지만 고사하는 편이다.

의무적으로 찍어야 하는 사진에 대해서는 결과물에 대해 나도 자신이 없기도 하거니와

찍는 줄 모르게 자유롭게 찍어야 더 잘 나오기도 하더라.

행여나 부탁받아 열심히 찍었는데 신부가 맘에 안 든다고 하면 어쩔껀가.. 헬게이트 오픈 

돈 써야되 그런건.. 괜히 업체가 있는게 아니니까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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