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 여행] 나의 잊을 수 없는 첫 촬영
2010년
이전에 작업해오던 리포터물이나 여행지의 풍경 스케치에서 벗어나
출연자를 등장시켜 뭔가 리얼하게 체험하는 영상을 기획하고 처음 나갔던 후쿠오카 촬영..
한참 추웠던 1월의 후쿠오카에서 뭔가 스토리를 뽑아내려고 정말 많은 고심을 했다.
요즘 작업하는 영상들에 비해서는 영상미는 떨어지지만 그래도 제일 현장기획에 충실했던 촬영..
그 중 제일 재미난 네편만 소개해 본다.
프로모션영상이 아닌 말 그대로 뒤에 나올 영상들에 대한 티저..
출연자들 사이의 관계가 촬영 이전에 많이 친해졌을 때 (혹은 이미 친구들이 같이 출연했을 때)
얼만큼 결과물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되는지에 대한 깨달음이 있던 첫 촬영이었다고나 할까..
촬영 전부터 서울역 앞 찜질방에서 함께하며 친해져 버린 출연자들로 인해 깨알같은 감동과 재미가 있었던 작업
코비를 타고 후쿠오카로 가기 위해 서울역 첫차를 탔다. 여행의 로망은 기차에 있지 않을까?
고쿠라의 탄가 시장에서 느낀 그 사람들의 생동감이 아직도 기억난다.
기타큐슈의 탄가시장은 오래된 재래시장이 기발한 아이디어 하나로 성공한 케이스라고 볼 수 있다.
대학당이라고 하는 식당에 방문했는데 시장 안의 계약을 맺은 반찬 가게와 관계를 맺고, 손님이 직접 돌아다니면서 반찬을 사오면
이 가게에서는 밥과 국을 제공하는 시스템.. 서로 상생하는 마인드가 이루어낸 시너지효과.
정찰제라고는 하지만 시식도 해보고 가격도 살짝 네고하는 재미도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던 시장이었다.
일본말을 못해도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는 곳이 시장이 아니던가..
우리나라에도 이런게 생기면 어떨까? 하는 질문을 던졌던게 2010년... 아직 안생긴듯 하다..
한국의 1호 미녀 점장은 과연 누가 될 것인지..
포장마차의 따뜻함을 담아내려 했고..
아직도 제일 기억에 남는 기타큐슈 고쿠라의 야타이(포장마차)
일본에 자유여행을 간 사람들이 꼭 들러봐야 할 곳이 포장마차가 아닐까? 정말 안주거리의 천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쿠라의 야타이는 특이한 점이 술을 팔지 않는다. 근처 편의점에서 자기가 먹고싶은 만큼 술을 따로 사오고
이곳에서는 이런저런 안주를 시켜먹는 시스템..
그만큼 음식에 더 자신이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 매일 오는 단골도 많았다.
하나하나 새로운 메뉴를 씹을 때마다 느끼던 그 감동이란..
이곳에 오는 손님들은 금방 친구가 된다. 작은 공간에서 오가는 허심탄회한 대화가 진정한 안주일 듯 하다.
만난지 20분도 안된 옆자리의 손님이 맥주값도 계산해 주던 훈훈한 경험..
정말 다시 가고 싶다.
일본하면 스시...후쿠오카에서 스시 만드는 체험을 하는 가게가 있다고 해서 찾았다.
방문하기 전 채PD님과 짱구를 굴렸다.. 어떻게 하면 재밌게 만들어볼까 하고..
우린 출연자 중 X맨을 심었고.. 8개의 스시를 만드는 사이에 몰래 와사비가 듬뿍 들은 스페셜한 스시를 만들라고 미션을 줬다.
다 만든 후 각자가 만든 스시를 하나씩 내놓고 다른 사람의 스시를 시식해 보자면서..
반전이 있는데.. 세 명 모두에게 몰래 X맨의 미션을 전달했다..(아 사악한 본능이여..)
아무것도 모르는 출연자들은 '나만 아니면 돼'의 심정으로 스시 of 울트라 스페셜 와사비 를 만들었고..
공교롭게도 초록색을 감추느라 세명 다 새우초밥을 하나씩 내놓았다.
가위바위보 후 서로의 스시를 입에 넣었고..
안심하고 있다 맞은 매가 더 쓰라린 법..
배아프게 즐겁지만 남은 일정 내내 불신과 배신의 눈초리를 받을수 밖에 없었다. 후후..
물론 훈훈한 에피소드 있었다.
서로를 위한 선물도 텐진 지하상가에서 몰래 준비해 호텔 방에서 나누는 눈물 없이 보기 힘든 감동의 씬..
나머지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이곳에서 확인하세요
2010.1 / Fukuoka
출연 : 김상구, 이정민, 이현지
촬영 : 박진형PD 채홍구PD
편집 : 박진형 PD
CAMERA : Sony Z1
박PD의 촬영 뒷이야기는 계속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