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각 맛집] 베트남 생면 쌀국수 / 하노이 vs 호치민 국수 차이
2019.11 기준 영업을 종료한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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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게시판에 종로, 을지로, 중구 인근의 100군데 정도의 식당을 직원들이 직접 검증해서 올린 리스트 파일이 올라왔습니다.
나름 직원들 사이에서 입소문난 식당들이기도 하고 가격이나 맛에대한 코멘트가 일일히 달려있어서 꽤 신빙성 있는 식당 목록이었죠.
한식, 일식, 중식, 양식, 베트남 음식 등등 목록에 있는 식당들 중에는 가본 곳들도 많았지만 처음 들어본 곳도 많더라구요.
그래서 점심에 뭐 먹을지 고민되는 날은 일단 그 리스트를 펼치고 안가본 식당 도장깨기를 시작했죠.
그 첫 식장이 바로 종로 2가쪽에 있는 베트남 생면 쌀국수 집이었습니다.
종각역 인사동 근처에는 에머이를 비롯해서 쌀국수집이 꽤 많은 편인데, 그런 집들 사이에서 맛집으로 소문난 생면 쌀국수는 맛이 어떨지 궁금했습니다.
베트남 생면쌀국수 / 02-725-3996
주소 : 서울 종로구 종로14길 16
평소 저녁에 회식할 때 말고는 종각역 청계천쪽 골목은 잘 안가다 보니 저녁에 갈만한 호프집이나 고깃집들은 많이 알긴 한데
점심에는 그 쪽 골목을 잘 안가다 보니 쌀국수 집이 있었는지도 잘 몰랐네요.
보통 베트남쌀국수 집과 다른 점은 생면을 사용한다는건데요, 사실 생면을 사용한 집들이 많아진 건 불과 몇 년 되지 않습니다.
그 이전까지는 건면을 사용한 쌀국수 집이 대부분이었죠. 아마 다들 많이 가보셨을 법한 포(pho/쌀국수)자로 시작하는 가게들입니다.
포호아가 가장유명했구요 포메인, 포베이, 포로이 등등의 가게들입니다. 베트남식 발음은 퍼(Phở)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남베트남의 수도였던(지금은 하노이) 호치민의 '호' 자에서 따온 호아빈, 호아센 같은 가게들도 우후죽순 생겼죠.
가게 앞에 붙어 있는 메뉴판입니다.
아쉽게도 반미는 현재 안된다고 표시되어 있네요.
이후 베트남에 직접 다녀온 사람들이 현지에서 먹는 맛을 찾기 시작했고
건면이 아닌 생면을 직접 뽑아서 요리하는 가게가 늘기 시작했던 거죠.
저도 베트남에 여행가서 먹은 쌀국수들이 그냥 맛있다는 생각만 했지 그 차이에 대해서는 잘 몰랐었죠.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2층에는 사람이 가득 있어서 3층으로 올라갔습니다.
노란색으로 색칠된 내부 인테리어가 마치 베트남의 한 식당에 온 듯한 느낌을 줍니다.
천장에는 대나무로 만든 베트남 전통 모자인 농이 매달려 있네요.
베트남 모자 중에서는 약간 중절모 스타일로 위는 좁고 아래가 퍼지는 베트콩 모자 스타일도 있습니다.
벽에는 베트남 현지에서 가져온 기념품들이 놓여져 있네요.
베트남 생면 쌀국수 메뉴입니다.
양지, 안심, 차돌 쌀국수가 있는데 가격이 싸진 않습니다.
밑에 적혀있기로는 베트남 하노이 식으로 끓여서 숙주나물이 없다고 써 있네요.
원래 베트남 쌀국수가 북부인 하노이에서 시작한 음식이라고 알려져 있는데요
하노이식의 특징은 국수가 넓은 면발, 소고기와 파(베트남부추)를 이용해서 만든 국물이 맑고 심플한 쌀국수로
마늘절임, 베트남 고추(땡초), 라임 등을 곁들여 먹습니다.
남쪽인 호치민쪽으로 갈수록은 국수면발이 가늘고 질겨지며, 국수에 첨가하는 소스와 고명이 많아집니다.
고수 대신 고수풀, 숙주, 레몬, 고추 등을 곁들여 먹죠.
제가 예전에 호치민에 가서 현지인 분께 현지에서 가장 맛있다는 쌀국수 집에 가서 영상을 찍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엔 잘 몰랐는데 지금보니 꽤 넣는게 많더라구요.
그 외에 파인애플 볶음밥, 소고기, 새우 볶음밥, 짜냄, 분짜냄, 분짜, 모닝글로리 볶음 등이 있습니다.
가끔 베트남 현지분들이 하는 식당에 운영하는 식당들의 메뉴판에서 발견되는 공통점 중의 하나는
굳이 맞춤법을 틀려서 만드는 경향이 있지 않나 싶을 정도로 뽁음밥.. 이런거 ㅋㅋ 분명히 위에는 재대로 써 놓고는..
제일 밑에 있는 안내문구는 거의 정확한 한국말을 써 놓고 굳이 틀린다 ㅋㅋ
아 제가 너무 예리한가요 ㅋㅋ
베트남 음식에서 빠질 수 없는 월남쌈, 반쎄오, 반권 등이 있네요.
기본으로 나오는 반찬으로 고수와 고추, 생양파가 나옵니다.
하노이 식이거든요.
양지 쌀국수 스몰 사이즈가 나왔습니다.
라지를 시키면 같은 그릇에 좀 더 가득 채워서 나오는 것 같아요.
역시 딱 소고기, 파, 양파 정도만 깔끔하게 들은 하노이식 쌀국수입니다.
고기가 꽤 많이 들어서 맘에 들더라구요.
생면 쌀국수를 처음 먹어본 느낌은... 뭐랄까 너무 부드러워서 그냥 후르륵 하고 입에 들어가는데
입안에서도 씹히는 식감보다는 입안에서도 녹는 느낌에 가깝습니다.
생면 쌀국수는 아무래도 쫄깃한 식감을 바라는 분들꼐는 호불호가 나뉠 것 같더라구요.
고기는 같이 나온 소스에 찍어먹으면 더 맛있습니다.
쌀국수 집에서 나오는 그 빨간색과 검정색 소스 다들 맛은 아실꺼에요
빨간색인 스리라차 소스와 해선장 소스입니다.
조그만 종지에 반반 뿌려서 국수 육수를 한 숫갈 정도 넣어 섞은 다음에 고기 찍어 드시면 완전 맛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