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2018. 10. 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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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 흑석동 카페] 홍콩여행 느낌 그대로, 오후홍콩

 

얼마전 광고촬영을 위해 흑석동 스튜디오 콜트에 답사차 방문했습니다.

중앙대가 있는 흑석동은 사실 가볼 일이 없어서 처음 방문했죠. 

 

 

스튜디오 섭외도 있지만 광고 컷 중에서 카페 촬영도 있어서 익선동부터 카페 헌팅을 다니던 차였는데

흑석동에서도 스튜디오 근처에서 괜찮은 장소가 있는지 스캔에 들어갔습니다.

중앙대 근처 카페검색을 하다보니 여러 곳이 나오던데 그 중 오후홍콩 이라는 곳이 눈에 띄더군요.

제가 또 상해와 더불어 가장 사랑하는 도시중의 하나가 바로 홍콩입니다. 

여행도 몇 번 다녀왔지만 홍콩의 구석구석을 촬영하고 보니까 정말 그 밀집된 건물과 사람들 속에서 홍콩의 진면모를 느낄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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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maker.tistory.com

 

 

午後 香港 이라고 써있는 간판이 영업시작을 알리듯 빨간색 네온사인 불이 들어왔네요.

 

오후홍콩 / 02-6398-6787

주소 : 서울 동작구 흑석로13가길 29

영업시간 : 평일 주말 10:00 - 22:00

 

 

홍콩을 한자로 香港(향항)이라고 쓰는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름이 지어진 데는 홍콩이 명나라때 향나무를 나르던 중계무역항이어서 '향나무 향이 가득 나는 항구'라는 뜻에서 지어졌습니다.

그 한자를 광동식으로 읽으면 흥-콩인데 이후 영어식으로 홍콩이라고 불리기 시작했습니다. 

근데 광동어와 대륙식 중국어는 발음이 완전히 다르죠. 대륙 중국어 발음으로 香港은 샹강(Xiānggǎng) 이라고 읽습니다. 

 

홍콩은 1842년 1차 아편전쟁이 끝난 이후 청나라가 영국에게 지배권을 넘기는 불평등 조약을 체결한 이후 

1997년 7월 1일 다시 중국에 반환되기 까지 150여년 간 영국의 지배하에 있었죠.

지금은 학교에서도 만다린어를 가르치고 과거의 그런 홍콩스러운 향수는 영화에서나마 느낄 수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아무튼 제가 좋아하는 홍콩의 한 뒷골목에서 만날 수 있는 그런 느낌의 카페를 찾게되서 얼마나 반갑던지요.

요즘은 주로 서브웨이 타일을 가로로 붙이지만, 세로로 붙인 타일에서 뭔가 벌써 다른 아우라가 느껴집니다.

침사추이 시계탑 근처에 있는 건물들에서 심심치 않게 저렇게 세로로 붙인 하얀 타일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투박한 초록색 벤치는 골목 사이로 오가는 주민들이 수시로 앉아 안부를 나누는 장소가 됐는데요

그마저도 왠지 홍콩의 한 골목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상황을 연출합니다.

철문에 나 있는 동그란 창틀의 문양마저 홍콩 국기의 무늬를 연상시키네요.

 

 

그럼 뭔가 영화같은 일이 벌어질 것만 같은 오후홍콩 카페 안을 한 번 들여다 볼까요?

 

 

막 10시에 오픈한 가게 내부에는 아직 손님이 없었어요.

문득 엿본 벽에 걸려있는 동그란 벽시계는 이미 익숙한 시계모양일 텐데도 이국적으로 느껴집니다.

 

 

바닥에 있는 깔끔한 육각 타일이 뭔가 한국적이지 않은 생경한 모습을 떠올립니다.

천장에 매달려 돌아가는 팬도 한국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오래된 디자인인데 어디서 구했는지 모르겠네요.

테이블 위에 놓여진 스탠드도 참 별거 아닌 소품인데 되게 홍콩스럽더라구요.

홍콩갔을 때 코즈웨이베이에서 갔던 영화 화양연화의 배경이 된 골드핀치 레스토랑이 떠오르게 하던 소품이었어요.

 

 

천장의 기다란 형광등도 요즘 식당에서는 잘 안쓰는 조명인데 되게 잘 어울리더라구요

신기한 건 옷걸이에 무심하게 걸려있던 옷마저도 마치 영화 세트장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창밖을 보고 혼자 먹을 수 있는 테이블 의자도 사실 

혼자 온 손님이 바로 밖 창문을 바라보면서 지나가는 사람들과 아이컨택을 하며 차 한잔 할 것 같지 않은 골목과 맞닿아 있어서 

약간은 언매치 같긴 합니다. 그게 바로 이 카페의 특색이자 매력이겠죠.

아무튼 인테리어 측면에서는 저의 홍콩사랑에 대한 감성을 100% 충족시켜줬습니다.

 

 

마주보고 있는 의자가 있는 테이블은 정말 이국적이다라는 표현이 이제 식상할 만큼도 되긴 했지만

가장 기존에 보지 못한 인상을 남기는데 공헌을 한 요소인 듯 싶습니다.

 

 

그리고 벽쪽에 줄을 타고 내려온 조명

뭔가 무심한 듯 싶지만 사실은 다 신경쓴 조명임이 티가 나긴 하지만 그렇게 부자연스럽지 않네요.

 

 

아마 LED 전구겠지만 할로겐 전구의 감성을 충분히 살리고 있습니다.

 

 

때마침 밖에 있는 초록색 의자에서 한참을 앉아 지나가는 동네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누시던 할머님 한 분이 자리를 뜨시네요.

아마 이 카페에 들어와 보진 않으셔도 충분히 이 장소에 대해 더 많은 분들에게 광고를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아니면 약속장소라도 될 수도 있구요.

 

 

오후 홍콩의 메뉴는 사실 디저트와 홍차가 메인입니다.

뽀로야우와 뽀로빠우. 근데 디저트는 12시부터 주문 가능해서 아쉽지만 패스

 

 

제가 홍콩에 갔을 때 가이드를 하신 실장님의 홍콩 장모님 이야기를 들었어요.

오후 11시쯤 되면 카톡으로 한국인 사위에게 'T?' 라는 단어를 하나 보낸다고 합니다.

오전 내내 푹 잠을 주무시고 그 때 일어나신 거죠. 그래서 '차 한잔 하러가자. 티타임 어때?' 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그럼 대가족이 다들 여유롭게 차를 한 잔 하러 동네 찻집에 모입니다.

그리고 한참 수다를 떨고 점심을 먹고 활동을 시작하는 거죠. 그렇다고 뭐 대단한 건 아니지만 친구들과의 사교모임이 주를 이룹니다.

그리곤 저녁에 약간은 클래식한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한 후에 바깥에서 간단한 운동을 하고 들어와서는

밤 늦게까지 티비를 보면서 재밌게 깔깔대다가 주무신다고 합니다.

다시 다음날 'T?' 로 시작되는 여유있는 홍콩사람들의 일상생활을 그 한 단어에서  만난 저는 뒷통수를 맞은 것 같은 벙찐 느낌을 받았어요.

아.. 나도 저렇게 나중에 살고 싶다.

you wanna T with me?

 

 

따뜻한 밀크티는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게 해줍니다.

 

 

차가운 밀크티는 여름의 갈증을 싹 씻어주구요.

 

 

그리고 저의 7sII는 그런 홍콩 감성을 하나하나 담기에 바쁩니다.

 

나중에 이 카페를 한 번 들러보기 전에 전 먼저 홍콩 여행을 한 번 권하고 싶습니다.

단순히 쇼핑이나 마카오로 넘어가는 관문으로서의 홍콩이 아니라..

그 번잡함 속에서 바삐 살아가는 가운데 완탕면으로 아침을 든든히 채우고 오후에 밀크티 한 잔 할 수 있는 그런 여유를

본고장에서 한 번 느껴보고 나서 이 카페를 찾아보신다면..

좀 더 풍요롭게 티타임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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