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era2011. 4. 28. 00:08

수동 카메라 단상

수동 카메라 단상

 

어제 사무실에서 CLE를 들고 한장 찍어볼려는데 이게 장전을 했는데 찍히지는 않고 먹통이 되버렸다.

이상하다....왜이러지 하고 건전지도 갈아봤건만 계속 무응답..

오늘 퇴근후에 병동이를 종각역에서 만났다. 로커클럽이나 SLR클럽에서 유병동을 모르면 간첩 ..

 잠시 카메라를 보더니... 얼마전 똑같은 증상을 봤는데 원인을 못찾았다며..

헉....그럼....

그때부터 병동이의 카메라관을 쭉 듣게 되었다.

한줄로 요약하면.. '카메라에 회의감이 드는 시기' 라고나 할까..

 (일단 난 디카는 왠지 정이 안가고 평생 필카로 취미생활을 꿈꾸고 있다는 걸 전제하에 두고 있다)

 

 

카메라의 수명

모든 전자식 회로를 가진 카메라는 수명이 있다.

CLE도 1981년 생이니까 벌써 만 스물아홉 살.. 대부분의 필름카메라는 중형 몇개를 빼고는 신품이 나오지 않는 상황

회로가 고장나도 부품용 카메라에서 두뇌를 인식하지 않으면 회생 불가능한 카메라들..

그나마 부품용 바디조차 못구했다면 나 자신이 또다른 부품용 바디로 전락할 수 밖에 없는 현실

게다가 콘탁스니 롤라이, 짜이쯔 이콘 등등 명품바디라고 하는 대부분의 바디에서 심지어 7D에서조차 최근 그런 현상들을 많이 목격하게 되면서..

전자식 카메라들이 얼추 맛이 가고 있는 세대에 접어들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단다.

다들 한두군데씩 아파오기 시작했다는 것.

 

전자식 카메라의 대안

그렇다면 대안은 완전 수동인 기계식 바디.

노출계가 멀쩡히 살아있는게 다행일 만큼 세월이 지난 지금, 비록 노출계는 죽었더라도

건전지의 도움없이 오로지 기계식으로 움직이는 평생 가져갈 카메라를 찾다보면.

결국 라이카로 귀결되게 되는데... 라이카 역시 5년 주기로 오버홀을 해줘야 한단다.

대부분의 샵에서 오버홀이래봐야 진정한 오버홀이 아닌 구동부에 대한 점검이고

독일이나 일본에 보내서 작은 부속 하나 기름때까지 제거하는 진정한 오버홀은 최근에 누가 80만원이 들었다고 한다.

 

게다가 라이카는 일단 무겁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작고 편한 RF 카메라의 후보에서는 일찍이 제외되었다.

MP에 M3의 상단부를 이식시키기까지 하며 애지중지 카메라를 다루는 사람들조차 5년에 한번 오버홀을 받아야 되고

아무리 좋은 외장 노출계를 가지고 다닌다 한들, 수명이 다되면 카메라에서 셔터 속도를 확실히 끊어준다는 보장도 없단다.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

결론은 기계식 바디 또한 주기적으로 고장이 나서 주기적으로 돈이 들어간다는 소리고

자가수리가 가능하지 않다면 영원한 평생바디란건 없다는게 병동이 말이었다.

어느날 갑자기 심장마비가 되어버린 내 CLE를 보기 전엔 나도 그런 말을 믿지 않았다.

완소 TC-1마저 그상황이 되어버릴 수도 있다는 말 아닌가. 회로가 고장나면 이젠 제고로 남은 회로마저 소진하게 되면

일본에 보내도 고쳐줄 장인 조차 점점 없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그래서 결국 중형이나 롤라이 플렉스 같은 현재 판매되고 있는 TLR 로 가게 된다고 하는데..

그걸 가지고 어떻게 여행을 다녀...

X-300 멀쩡한 녀석을 여러대 쟁여놓고 있다고 해도...안써도 시간이 지나면 물리적으로 닳아버리는 녀석들이라..

결국 5년전만 해도 어떤 카메라라도 모조리 고쳐내던 병동이 마저 카메라에 대해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다는 거다.

 

필카는 요즘 장식용으로 5개 10만원쯤 거래되는 1930년대의 코닥 카메라 같은 유물취급을 받게 될 날이 얼마 머지 않았고

그나마 최후에 생산이 되던 기종들도 이제는 생산 중지된 걸 보면..답답하다.

언플러그드, 어쿠스틱과 아날로그를 사랑하는 나같은 사람에겐...무슨 낙으로 살라는 건지..

 

세월이 지나 몸이 하나 둘 아파와 공원에서 먼 하늘을 보며 지팡이를 짚고 있는 할아버지가 있다.

옆에 서 있던 젊은이에겐 그런 상황이 그다지 와닿거나 공감되지도 않다가..

어느날 문득 아무 이상 없다고  자신하던 몸에 뭔가 이상이 생긴걸 발견하고 느끼는 허탈함이라고나 할까..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

2010.1.29

 

<관련글>

DSLR 카메라 입문 모델 추천 / 소니 니콘 캐논

[필름 카메라] 아직도 수동 필카를 쓰는 이유

 

[필름 카메라] 아직도 수동 필카를 쓰는 이유

[필름 카메라] 아직도 수동 필카를 쓰는 이유 수동카메라의 매력 정리 필카를 처음 쓰게 된 사람들의 많은 비슷한 경험인데.. 우연히 필름카메라가 어느 날 장롱 속에서 출토되서 만져보게 된 

moviemaker.tistory.com

[수동카메라] 미놀타 하이매틱 시리즈의 결정체 Minolta Hi-Matic 7sII

최고의 필름 똑딱이 카메라 MINOLTA TC-1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 결정적 순간 /  Henri Cartier Bresson, Tne Decisive Moment

[초보] 어떤 카메라를 사야되는지 추천 좀 해주세요

 

[디지털 카메라] 사진 초보에게 카메라 추천 Which camera should I buy?

[디지털 카메라] 사진 초보에게 카메라 추천 Which camera should I buy? 디지털 카메라 입문자에게 드리는 조언 사진을 찍다보니 주위에서 어떤 카메라를 사야되는지 추천해달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moviemaker.tistory.com

- 주머니 속의 귀여운 똑딱이 필름카메라 NIKON AF600

그리드형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우연찮은 기회로 글을 읽고... 공감이 가서 리플 하나 남기고 갑니다.
    글 쓰신 내용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저도 그런 어렴풋한 불안을 안고 필카를 들고 다니고 있는데, 특히 자가수리의 대가이신 병동사님(이 맞겠죠?)도 그런 말씀을 하셨다니 더더욱...
    디카의 성능이 끝없이 올라가면서 많은 분들이 결국 그쪽으로 이주하시더군요. 최근엔 빈티지한 스타일의 디카도 꽤 나오다 보니...
    자가수리를 연습해 볼까 하고 일본 여행 갔을 때 공구도 이것저것 사 오고 책도 사 오고 했는데, 막상 시작하려 하면 또 막막하더군요...
    전 사진 품질 이전에 필름의 물성이 좋아서 이걸 못 버리고 있는데, 언젠가는 타의로 떠밀려 옮겨가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2012.09.25 00:02 [ ADDR : EDIT/ DEL : REPLY ]
    • 그래도 디카는 너무 새버전이 자주 나오다 보니 기존 카메라에 대한 애정이 식게되는건 또 어쩔수 없는것 같아요

      2012.09.30 12:10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