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앙시장, 황학동 벼룩시장 구경, 주차
무한괘도 신해철 대학가요제 LP를 구하다
싱크대 안에 선반을 하나 짤 일이 있어서 동네에 있는 목재상에 갔더니
원하는 사이즈로 잘라는 주는데 사각형 형태만 가능하고 삼각형은 안된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면서 추천을 해주신게 성동공고 뒷쪽에 있는 중앙시장에 가면 아마 원하는 대로 재단을 해줄꺼라고 하시길래
중앙시장을 한 번 찾아가 보기로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서울에 있는 어느 정도 규모의 전통시장을 왠만한 데는 다 가봤는데 중앙시장은 못 가봤더라구요.
동대문 시장, 광장시장, 방산시장, 통인시장, 남대문시장, 가락시장, 동묘 벼룩시장, 망원시장, 경동시장, 대림시장,
중부시장, 황학동벼룩시장, 정릉시장 등등...
참 시장은 구석구석 돌아디니면서 싸게 득템하는 재미가 있는 곳이에요.
중앙시장에 가시려면 성동공고 공영주차장에 차를 대시는게 가장 편합니다.
오 근데 벌써 중앙시장으로 가는 초입부터 엄청난 중고 가게들이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중고커피머신, 커피로스터기도 보이고, 중고오븐 부터 업소용 중고냉장고까지 중고 주방용품을 파는 곳이 이렇게 크게 있을 줄은 몰랐네요
사실 생각해보니 식당을 하나 낸다고 생각했을 때 초기비용을 어떻게든지 아끼려면 주방용품을 모두 새걸로 살 필요가 없겠더라구요.
폐업할 때도 그런 자재들을 다 중고로 판매해야 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을테고..
중앙시장에 가니 중고 숫가락, 국자부터 그릇, 냉장고까지 정말 없는게 없더라구요
그리고 중고 가구단지가 꽤 크게 있습니다.
제가 오늘 들러서 싱크대 선반을 짤 곳은 아마 여기 어딘가를 뒤져야 될 듯 합니다.
일단 온김에 중앙시장을 한 번 구경하기로 했어요~
맞은 편은 신당역쪽으로 길게 뚤려있는 입구입니다. 신당지하상가라고 지하로 내려가는 출구가 근처에 있던데
그쪽 지하세계까지 보기엔 오늘 시간이 너무 촉박합니다.
종로2가 낙원상가에 오신 분들도 쉽게 지나치실 텐데.. 그 악기상가 지하에도 지하상가가 크게 있습니다.
수산물부터 건어물, 밥집까지 없는게 없는 놀라운 지하시계가 펼쳐지죠 ㅋㅋ
천정이 꽤 높은 좌우로 많은 상점이 들어서 있습니다.
중앙시장 전체 지도 입니다.
저는 북쪽에서 내려온 샘인데.. 황학동 벼룩시장, 주방가구 거리를 지나 위에 보이는 입구로 들어오면
좌측으로 가구부, 미곡부, 포목부가 있고 우측으로 식자재부, 청과부, 돈부산물부, 닭부산물부, 보리밥부가 있습니다.
남쪽 출구로 나가면 2호선 신당역과 닿아있어요
중앙 통로 가운데는 각종 군것질 꺼리가 발길을 잡습니다.
부채살 스테이크도 있어요 ㅋㅋ
그리고 재미있던 건 중앙시장에 은근 개고기 파는 집들이 많더라구요
어디서 파나 했더니 여기 다 있었네요.
지나가다가 사람들이 좀 많은 집이 있어서 봤더니
옥경이네 건생선이란 식당인데 수요미식회에 민어회 맛집으로도 나왔었네요.
전 목이 마르니 일단 한 잔에 천원 하는 식혜와 근처에 있는 호떡집에서 찹쌀호떡을 하나 샀습니다.
호떡집이 두 집 있는데.. 한 집은 기름을 좀 많이 두르고 만들고
한 집은 거의 옥쟁반 같은 팬위에서 기름 거의 안둘르고 찹쌀 호떡을 만드시더라구요
중간에 땜빵을 엄청나게 하시더라든.. 맛있어요
자 다시 신당역으로 나와서 가구거리를 탐방하기 시작했습니다.
돌아다니다가 싱크대를 제작하는 가게를 하나 찾았어요 태창싱크라고..
나중에 선반 짠 포스팅은 따로 하나 할게요.
거기서 사장님께 3만원에 싱크대 선반 두개를 주문제작하고 다음날 찾으러 오기로 했습니다.
[Interior] - [주방 인테리어] 싱크대 선반 직접 설치하기
그리고 다시 황학동 벼룩시장을 구경하러 쭈욱 청계천 방향으로 걸어나왔습니다.
전에 지디랑 정형돈이 갔었던 동묘벼룩시장은 동묘앞역의 동묘공원 옆골목입니다.
신설동역 근처에도 서울풍물시장이라고 있어요.
하지만 벼룩시장의 전통으로는 황학동벼룩시장이죠.
이곳에선 단지 오래된 물건만이 아닌 한국의 과거를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어느 누군가의 집에서 오랜 시간 한 켠을 장식했던 장식품부터..
정말 우리집에 있었던 것 같은 티비와 라디오, 레코드, 전축 등등이 다 이곳에 모여있습니다.
응답하라에 나오는 소품들이 고스란히 판매되고 있죠.
수동 필름카메라도 황학동을 돌아다니다 보면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습니다.
다만 정상작동 하는지는 저도 확신이 없습니다.
예지동 카메라 골목 카메라샵에서 파는 물건들은 직접 다 수리를 해서 판매를 하는 걸텐데..
벼룩시장 물건들은 그야말로 벼룩시장이니까요.
혹시나 득템할 만한 물건이 있으면 다행이지만.. 장식용 혹은 부품용으로 구하시는 분들은 좋은 선택지가 아닐까 싶네요.
언젠가부터 레코드 판을 파는 곳만 보면 눈길이 갑니다.
신해철이 무한궤도로 대상을 받았던 88년도 대학가요제 LP를 찾아다닌 지 벌써 몇 년 째거든요.
응답하라 1988이 방송 됐을 때 명동이며 을지로 부터 회현지하상가, 남대문로지하쇼핑센터, 황학동까지 씨가 말랐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다가 신해철이 고인이 된 그 해에도 많이 찾아서 물건이 없었다네요.
다른 앨범보다 꼭 그 대상탔던 앨범을 찾고 싶더라구요.
그대에게..
중고 악기를 파는 가게들도 많습니다.
대부분 사장님들이 손재주가 있으셔서 고장난 악기나 스피커들도 앉아서 고치고 계신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초등학교 때 나이에 걸맞지 않게 영화음악에 빠져있었더랬습니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던 채시라의 영화음악실을 얼마나 즐겨들었던지..
라디오에 공테이프를 넣고 녹음을 해가며 테잎이 늘어날 때 까지 듣던 생각이 납니다.
오늘 차에서 브룩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 OST가 나오더라구요.
제목을 맞추니 아내가 놀랍니다. 그런걸 다 아냐고..
당연하지 초등학교 6학년 때 즐겨듣던 음악인데 ㅋㅋ
그러다 청계천 입구에 있던 중고 레코드 가게에서 드디어 원하던 판을 만나게 됩니다.
얼마나 기쁘던지요.
이 더미를 다 뒤지고 다녀도 못찼던 MBC 대학가요제 88 년도 앨범이 두 장 있던 집을 만나게 됐습니다.
아저씨가 바로 가게에 있는 턴테이블에 올려서 소리를 들려주시네요.
어찌나 영롱하고 깨끗한 사운드가 울려퍼지던지..
마치 CD를 듣는 듯한 보존상태를 가진 LP판을 구하게 됐습니다.
나중에 오래된 앨범 구하시는 분들은 황학동 벼룩시장 청계천 쪽 가게들을 뒤지면 좀 구하실 수 있을꺼에요.
뭐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정해지긴 하겠지만.. 전 2만원이 아깝지 않게 한 장 겟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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